"열정적인 지도자, 일타강사다"...축구계 '왕따' 이천수에 밀려드는 응원

권수연 기자 2024. 7. 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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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좋은 지도자는 저렇게 같이 땀흘리고 열정을 갖고 모든 것을 전수해준다" 전(前) 한국 축구대표팀 이천수의 채널 '리춘수'에 축구팬들의 응원이 밀려들었다.

이천수는 지난 12일 자신의 채널 '리춘수'에 '이강인(PSG)의 어린 시절을 보는듯한 역대급 유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을 통해 이천수는 알렉스 리(한국명 이성민,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FC U-15)를 지도하는 모습으로 호평받았다. 알렉스 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8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7년 째 미국에서 거주하는 유스 선수다. 

알렉스 리는 영상을 통해 "어릴때는 축구를 잘 몰랐고 레크레이션(취미)으로 시작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이천수는 "축구를 하며 고민이 있는지"를 물었고, 알렉스 리는 "(나이가) 올라갈수록 드리블이 안 먹힐 수 있고, 패스도 안 먹힐 수 있고 그런 고민을 한다"고 답했다. 

이에 이천수는 "축구는 머리싸움이고 센스가 있어야 한다"며 "일단 축구 돌아가는 흐름을 알아야 덜 뛰고도 활약을 할 수 있다. 볼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야 내가 미리 좁혀주면 덜 뛰고 기다릴 수 있다. 안하면 저 위만 보고 있다가 더 빨리 뛰어내려가야 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등의 조언을 내놓았다.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알아야한다'는 진단을 내린 이천수는 직접 공을 들고 그라운드로 나서 알렉스 리를 지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천수는 수비수가 기습적으로 달려들 때의 상황, 공의 패스 및 연결 등에 대해 상세히 지도하며 어린 선수의 기량을 차근차근 끌어올렸다. 

이천수의 디테일한 유소년 지도에 축구팬들이 잇따라 모여들어 "유스 아카데미를 차려서 좋은 선수를 많이 육성해달라" "가르치는걸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지도하는 것을 보면 정말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보인다"며 호평을 내놓았다.

축구팬들의 이천수 응원은 최근에 가장 힘이 실려있다. '축구계 왕따'를 자처하며 대한축구협회 작금의 행정 부실에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다음으로 목소리를 낸 축구인이기 때문이다.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이천수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이천수

앞서 지난 10일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이번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의 한국 축구 대표팀 선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천수는 "내가 뭐 미리 '(홍명보 감독) 선임을 알고 있었다' 등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내가 협회랑 사이가 안 좋은데 누가 나한테 얘기를 해주겠느냐. 나는 축구계의 왕따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경험상 흐름 돌아가는걸 보면 (안다.) 갑자기 외인 감독 하는 척 하더니 김도훈 감독 임시체제를 했다. 그때부터 돌아가는 느낌이 (느껴졌다) 이 사람들(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외국인 감독을 인지하는 시스템이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천수는 다른 영상을 통해서도 축구협회가 '한국적인 축구'를 강조하며 국내 감독을 앉힐 것이라고 예고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보다 이틀 전인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한국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사실상 공식 선임을 발표해 축구계 충격파를 던졌다. 당초 약속한 외인 감독 청사진을 모조리 들어엎고 5개월만에 비상식적인 행정절차를 걸쳐 선임된 감독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홍 감독 본인이 그간 대표팀 감독 내정설에 대해 언론에 "불쾌하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강한 거부의사를 표해왔기에 충격과 배신감은 더욱 컸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박주호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여기에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부실한 축구협회 행정절차를 모두 폭로하자 박지성, 이영표 등 축구인들이 힘을 실었다.

이천수는 자신을 '왕따'라고 자처하며 "축구인들이 좀 멋있게 늙어야하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같은 후배가 나섰겠냐. 그런 일은 선배들이 해줘야 하는데, 후배들이 하고 있다. 선배들이 못났다"고 일갈했다. 이어 "후배가 내부 총질을 한 것인데 솔직히 주호도 엄청 힘들어질 것이다. 제2의 이천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천수는 박 위원이 축구협회 전력강화위 내부에서 입지가 그리 단단하지 못하다는 사실도 시사했다. 그는 "축구계 풍토가 나이 차가 큰 후배들은 구석자리에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며 "그나마 (주호가) 외국 생활을 했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보통은 아무도 말을 안한다. (해도) 또 들어주지도 않는데 주호가 혼자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리춘수' 채널에 모인 축구팬들은 "이천수는 왕따가 아니고 살아있는 양심이다" "형이 왕따면 왕따 아닌 사람이 어딨느냐, 힘내라" "땀흘리면서 직접 축구를 가르치는 모습이 멋있다, 일타강사다" 등의 응원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한다. 홍 감독은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외인 감독 선임 절차를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사진= '리춘수' 채널, 대한축구협회, '캡틴 파추호' 채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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