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KI.S.Y' 보며 꿈 키운 엄지성, 먼저 응원 보낸 기성용...'금호고&스완지' 선후배의 훈훈한 인연
[OSEN=고성환 기자] 기성용(35, FC서울)이 금호고 후배이자 스완지 시티 후배인 엄지성(22)을 향해 따뜻한 응원을 전했다.
스완지는 1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광주FC의 엄지성 영입을 완료했다. 비자 승인과 국제 허가도 마쳤다. 이적료는 비공개"라고 발표했다.
이어 스완지는 "엄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 공격수로 활약할 수 있다. 그는 포르투갈 미드필더 곤살루 프랑코에 이어 올여름 두 번째 신입생이 됐다"라며 "엄지성은 파이널 서드에서 루크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지에 창의력과 영리함을 더할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공격이 더 세련되고 날카로워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엄지성은 '에이스의 상징' 등번호 10번까지 받았다. 계약 기간은 4년. 정확한 이적료는 비공개지만, 120만 달러(약 1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추후 엄지성이 다른 팀으로 이적할 시 이적료의 일정 비율을 광주에게 지급하는 '셀온 조항'도 포함돼 있다.
엄지성은 광주 유스 출신으로 2021년 금호고 졸업과 동시에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37경기 4골 1도움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었고, 2022시즌 K리그2에서 날개를 펼쳤다.
당시 엄지성은 이정효 감독 밑에서 성장하며 28경기 9골 1도움으로 K리그2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영플레이어상도 그의 몫이었다. 광주 에이스로 성장한 엄지성은 같은 해 아이슬란드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데뷔골까지 넣었다.
태극마크까지 단 엄지성은 지난해에도 활약을 이어가며 광주의 3위 돌풍을 이었다. 이를 눈여겨본 스완지가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고, 오랜 협상 끝에 그를 품는 데 성공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엄지성과 연락하며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목표를 이룬 그는 "엄지성이 우리에게 속도와 창의성을 가져다 줄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훈련과 친선경기에서 평가할 기회가 있다"라며 "엄지성이 더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툴과 역동성을 제공해 줄 수 있길 바란다"라고 큰 기대를 걸었다.
엄지성의 스완지행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스완지 선배인 기성용. 마찬가지로 금호고 출신인 기성용은 2012년 스완지에 입단했고, 2017-2018시즌까지 동행을 이어갔다.
기성용의 스완지 성적은 통산 163경기 12골 10도움. 2013-2014시즌엔 선덜랜드로 1년 임대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등번호 4번을 달고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3년엔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일조했고, 2014-2015시즌엔 리그 8골을 터트리며 스완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완지도 엄지성 영입을 발표하며 "엄지성은 미드필더 기성용 이후 처음으로 스완지에서 뛰는 한국인이 됐다. 광주 출신인 기성용은 2013년 리그컵 우승을 도왔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162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라고 기성용 이름을 언급했다.
엄지성은 "기성용과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이적한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연락이 와서 통화했다. 응원해주셨고,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다. 잘 적응할 거라고 했다. 큰 힘이 됐다"라며 "매우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 중에 친구분도 있다고 들었다.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스완지가 좋은 축구를 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기성용이 스완지에서 뛸 당시 나는 어려서 잘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과 골은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부터 기성용이나 박지성 같은 선수들을 따라하는 꿈을 꿨다. 그게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원동력이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훌륭한 팀에 합류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기성용도 직접 스완지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그는 스완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랜만이다. 스완지에 합류한 엄지성의 이적을 축하한다. 그는 엄청난 재능을 지녔다. 그가 팀을 더 발전시킬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스완지가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언제나 한국에서 응원하겠다"라고 영상편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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