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탈원전 35년만에 재도입…"10년 내 소형모듈원자로 가동"

이병구 기자 2024. 7. 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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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탈원전' 35년 만에 다시 원전 도입을 시도한다.

1960년대부터 원전 4기를 건설·운영했던 이탈리아는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진행된 국민투표를 통해 신규 원자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프라틴 장관은 "태양광 발전에 대한 중국 의존이 정치적 도구가 될 수도 있다"며 "이탈리아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여유 공간이 넓지 않아 소형 원전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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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가리글리아노 원자력 발전소. 1964년부터 1978년까지 에너지를 생산하고 1982년 3월 운영이 공식 종료됐다. 위키미디어 제공

이탈리아가 '탈원전' 35년 만에 다시 원전 도입을 시도한다.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하고 태양광 발전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결정으로 10년 내 소형모듈원자로(SMR) 가동이 목표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안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내 소형모듈원자로(SMR) 가동을 위해 투자를 허용하는 법안 발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출력 규모가 작지만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원자로다.

프라틴 장관은 인터뷰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이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최소 11%를 차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원전 기술이 안전성을 갖췄고 가정과 사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역사적인 '원전 혐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큰 나라다. 1960년대부터 원전 4기를 건설·운영했던 이탈리아는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진행된 국민투표를 통해 신규 원자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반대 여론이 커지며 모든 원전을 폐쇄했다. 1990년 마지막 원전이 문을 닫았다.

2010년대에 원전 재도입이 추진됐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당시 국민투표에서 원전 반대 의견이 90%를 넘겨 무산됐다.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번 정부에서 다시 원전 도입이 추진된 것이다. 프라틴 장관은 "과거 국민투표 결과는 원전 재가동 추진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전 재도입 추진 배경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발전용 패널 의존이 과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프라틴 장관은 "태양광 발전에 대한 중국 의존이 정치적 도구가 될 수도 있다"며 "이탈리아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여유 공간이 넓지 않아 소형 원전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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