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親푸틴 오르반 ‘불만’… 헝가리 의장국 행사 보이콧

박상훈 기자 2024. 7.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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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이 하반기 순회의장국인 헝가리가 주최하는 주요 행사들을 사실상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헝가리가 순회의장국에 오르자마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찾는 등 EU 외교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행보를 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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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장관회의, 집행위원 불참
의례적 집행위 방문도 없을 예정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이 하반기 순회의장국인 헝가리가 주최하는 주요 행사들을 사실상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헝가리가 순회의장국에 오르자마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찾는 등 EU 외교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행보를 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15일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헝가리가 의장국을 시작한 뒤 벌어진 최근의 상황을 고려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헝가리가 주최하는 비공식 이사회(분야별 장관회의)에 고위 공무원만 집행위 대표로 참석하도록 결정했다”며 국무위원에 해당하는 집행위원들의 회의 불참 결정을 밝혔다. 이어 의장국 임기 시작과 함께 관례적으로 이뤄지는 집행위원단의 헝가리 방문도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집행위원회가 이번 방침에 별도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최악의 경우 헝가리가 의장국을 맡는 6개월 내내 보이콧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에는 EU 외교 장관들이 헝가리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외교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날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부다페스트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EU 공식 외교 장관 회의를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EU의 행보는 오르반 총리가 보여온 친러시아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러시아와 협상을 통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주장하면서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다른 EU 회원국들과 사사건건 충돌해 왔다. 특히 헝가리가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이후 오르반 총리가 자국 외교정책의 정당성과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목적으로 ‘의장국 명함’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EU 회원국의 보이콧 움직임은 오르반 총리의 대외 행보가 EU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유엔 산하 기구가 모여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 연락사무소를 열기로 했다. 중립국인 스위스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여러 분야에서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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