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남탓… “누가 된들 巨野 일당독주 막겠나”

■ 폭력으로 얼룩진 국힘 전대
당권에 몰두해 보수터전 불태워
元 “韓팬클럽 행동 과거엔 없어”
韓 “元지지자가 계획하고 난동”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비방전으로 과열되며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는데도 후보자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후보들이 ‘자해 정치’에 매몰되면서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거대 야당의 ‘일당 독주’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한탄이 당내에서 나온다. 특히 당권 쟁탈이 지나쳐 공동의 터전 자체를 불태우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거세다.

원희룡 후보는 16일 오전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전날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 간 폭력 사태가 발생한 것을 두고 “(폭력을 행사한 사람이) 저희 지지자인지, 다른 후보의 지지자인지 알 수 없는데 일방적으로 저희 지지자로 보도가 났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 팬클럽의 행동은 과거 우리 당에서는 없었던 부분이라 걱정”이라고 반격했다.

한 후보는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상호 충돌, 상호 비방이라고 하는데 제가 네거티브를 한 게 하나라도 있나”라며 “원 후보 지지자들이 제 연설을 방해한 게 맞다. 나중에 보니 계획을 하고 난동을 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청중이 연설 중인 한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야유하면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각자 상대 후보의 지지자가 폭력 사태의 원인이라며 ‘남탓’ 공방에 나선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난파선의 선장이 되고자 하나”라며 후보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전당대회 네거티브 공방이 결국 지지자들의 물리적 충돌로 번지면서 거대 야당과 싸워야 할 여당이 당권을 두고 ‘내부 총질’만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정치학) 교수는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건전한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해야 하는데 이는 실종되고 추악한 당권 쟁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