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장소 ‘경호 취약’ 알고도 뚫렸다

민병기 기자 2024. 7. 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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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실패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SS는 용의자가 숨어든 건물 옥상이 취약 장소라는 점을 알고도 건물 수색을 현지 경찰에 맡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SS를 관할하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경호 실패"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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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에 건물 수색 맡겨
비밀경호국 업무 허점 노출
국토안보 장관도 “경호 실패”
용의자 부친 총기 20정 보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실패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SS는 용의자가 숨어든 건물 옥상이 취약 장소라는 점을 알고도 건물 수색을 현지 경찰에 맡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SS를 관할하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경호 실패”라고 인정했다. 용의자의 부친이 총기를 20정 이상 가지고 있고 용의자가 범행 직전 50발의 총알을 구매한 사실도 알려지며 총기 규제 관련 논란도 재연될 조짐이 엿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라스베이거스로 가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 NBC 방송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야외 유세 때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발사한 건물 옥상은 이미 SS에 의해 잠재적 취약 장소로 지목된 곳이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유리연구 회사 소유인 이 건물은 경호 반경 밖에 있었지만 경호 당국에서는 해당 장소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CNN 방송은 SS가 해당 건물을 직접 수색하지 않고 현지 경찰에 보안 책임을 맡겼다고 전했다. CNN은 또 두 개의 현지 저격 대응팀 가운데 한 팀이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기도가 벌어진 건물을 담당하기로 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결국 저격 장소가 경호 취약 시설로 분류돼 있었음에도 SS를 포함한 복수의 기관이 경호 업무를 나눠 관장하는 과정에서 허점을 노출한 셈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지역 방송인 WPXI는 피격 사건 발생 약 26분 전인 오후 5시 45분쯤 지역 응급 구조대원 한 명이 지붕 위에 있는 수상한 남성을 발견하고 경찰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이 크룩스의 수상한 행태를 사건 26분 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은 경호 실패론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CNN에서 경호 실패를 인정하며 “이런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독립적 조사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경호 강화 요청을 묵살했다는 공화당 일각의 주장에는 “근거 없고 무책임한 언사”라며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용의자 크룩스가 범행에 사용한 AR-15 소총은 부친이 11년 전 구입한 총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아버지는 20정 이상의 등록 총기를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는 또 범행 직전에 인근 총기상에서 50발의 총알을 구매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기준 미 성인 20명 중 1명이 AR-15를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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