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후보들 오늘부터 나흘 연속 TV토론… 자해·자폭 ‘복사판’ 우려

윤정선 기자 2024. 7. 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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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들이 16일 3차 방송토론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연일 방송토론을 이어간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그간 방송토론에서 감정 섞인 표현들만 오가다 보니 정책이나 비전은 더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며 "전당대회 이후 당 분열이 걱정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호 검증 과정에서 표현을 사용하는 데 있어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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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첫 토론서 ‘문자’ 공방전
11일 2차 땐 폭로·비방 난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들이 16일 3차 방송토론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연일 방송토론을 이어간다. 자해·자폭 전당대회라는 비판을 자초한 지난 1·2차 방송토론의 ‘복사판’이 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도 커진다.

지난 9일 첫 방송토론은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사과 문자 읽씹(읽고 씹음) 논란이 모든 이슈를 삼켰다는 평가다. 당시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내가 아는 형수님이 5번의 문자를 보냈으면 아무리 공적으로 따져도 ‘논의해서 답을 드리겠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라며 “정치는 인간 자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무시로)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원희룡 후보가 제기한 사천 의혹에 한 후보의 역공도 있었다. 한 후보는 “(내가 공천을 상의했다는 가족이) 어떤 가족을 말씀하시는 것이고 어떤 공천에 대해서 개입을 했다는 것인지 말씀을 해주시라”고 요구했다. 원 후보가 답변을 피하자 한 후보는 “그래놓고 중단하는 건 얘기가 안 되는 것이다. 누군지 말 못하고, 근거가 없으면 그냥 여기서 사과를 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게 구태정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1일 열린 2차 방송토론을 기점으로 원 후보와 한 후보를 중심으로 상호 비방은 자해·자폭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원 후보는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사퇴하겠나”라고 한 후보를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한 후보) 거짓말 기술에 대해 검증을 받을 시간”이라고 했다. 근거를 제시하라는 한 후보 주장에 원 후보는 “이재명처럼 증거 조작할 거냐”며 “객관적인 당무 감찰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한 후보는 “의혹 자체의 실체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건 오물 뿌리고 도망가자는 거”라고 받아쳤다. 같은 날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 “(원 후보의 의혹 제기는) 노상방뇨 하듯 오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마타도어”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그간 방송토론에서 감정 섞인 표현들만 오가다 보니 정책이나 비전은 더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며 “전당대회 이후 당 분열이 걱정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호 검증 과정에서 표현을 사용하는 데 있어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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