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을 생각 말라고 했다, 후배들 위해”…은퇴 고민하던 최형우, 강민호는 왜 만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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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을 위해서 조금만 더 야구장에 있어줍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39)는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2년 전 선배 최형우(41·KIA 타이거즈)와 거취와 관련해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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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후배들을 위해서 조금만 더 야구장에 있어줍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39)는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2년 전 선배 최형우(41·KIA 타이거즈)와 거취와 관련해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1985년생 강민호와 1983년생 최형우는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강민호는 “(최)형우 형이 재작년에 힘들어했다. 나한테도 힘들다고 해서 당시 ‘옷 벗을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 후배들 위해 고참들이 조금 더 야구장에 있어주자는 말도 했고, 지금도 같이 밥 먹을 때 이런 말을 자주 한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강민호는 올해로 39세, 최형우는 41세다.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열어도 무방한 나이이지만, 두 선수는 여전히 소속팀의 핵심 전력이자 정신적 지주다. 최형우는 82경기 타율 2할8푼3리 89안타 17홈런 80타점으로 타점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강민호는 노련한 투수 리드와 함께 87경기 타율 2할9푼3리 68안타 8홈런 41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착실한 몸 관리로 20여년을 프로에 몸담은 결과 역대 통산 기록에서도 두 선수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형우는 전반기에 KBO리그 역대 2호 4000루타 달성에 이어 이승엽 두산 감독을 넘어 루타 부문 통산 1위에 올랐다. 여기에 타점 통산 1위(1622개), 최다안타 3위(2412개), 홈런 3위(390개)를 질주 중이고, 올해 최고령 만루홈런, 최고령 올스타전 MVP 등 각종 기록의 새 역사를 썼다.
강민호는 KBO리그 포수 포지션의 살아있는 역사다. 통산 타점 9위(1206개), 홈런 11위(327개), 최다안타 16위(2057개)에 그의 이름이 올라 있는데 포수로 포지션을 한정하면 모두 1위다. 체력 소모와 부상이 잦은 포수를 맡아 쟁쟁한 야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그라운드를 떠날 생각이 없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에도 공감할 수 없다. 강민호는 “사람들이 이런 걸 욕심이라고 하는데 난 욕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오래 하면 후배들이 그만큼 유니폼 입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라며 “물론 경쟁력이 사라지면 옷을 벗어야겠지만 경쟁력이 있는데 굳이 은퇴 시기를 정해서 옷을 벗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래도 어느덧 39살이 됐기에 거취 문제를 아예 생각하지 않을 순 없다. 강민호는 “나는 단순히 유니폼을 입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니다. 나이 때문에 생존을 해야 하는 위치다. 기량이 떨어지면 옷을 벗어야하니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
은퇴가 다가오는 강민호의 처음이자 마지막 목표는 2004년 프로 입단 후 꿈에서나 밟아볼 수 있었던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다. 롯데에서 무려 14년을 뛰었고, 삼성에서도 7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한국시리즈는 그에게 늘 꿈의 무대였다.
강민호는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아보는 게 목표다. 한국시리즈는 기자님들도 되게 많이 온다고 하더라.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라고 웃으며 “지금 팀이 좋은 분위기 속에 가고 있다. 물론 팀은 지금처럼 승리 신경 쓰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가야겠지만, 난 프로생활이 얼마 안 남아서 그 전에 빨리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한 번 빨리 맡도록 해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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