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던 피치컴이 한국에 도입됐다…오늘(16일)부터 사용 가능한데, 현장은 "당장은 어렵다"

김건호 기자 2024. 7.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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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사용 중인 피치컴 송신기./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당장 사용은 어려울 것이다."

KBO는 지난 15일 "경기 중 투수와 포수 간의 사인 교환을 할 수 있는 장비인 피치컴 세트를 각 구단에 배포하고 구단 담당자를 대상으로 피치컴의 사용 방법 규정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피치컴 사용을 위해 지난 1일 전파인증을 완료했으며, 16일부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피치컴은 경기 중 의무 사용 대상이 아니며, 각 구단 현장의 판단에 따라 경기 및 훈련 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KBO

피치컴은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에 처음으로 도입된 기기다. 사인훔치기 방지는 물론, 손가락 사인이 아닌 버튼으로 어떤 공을 던질지 사인을 낼 수 있어 시간 절약 효과가 있다.

시간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곧바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적응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피치컴 사용 미숙으로 잘못된 사인을 낸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만약 구단에 자율적으로 사용하라 한다면, 저희는 지금 당장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한 경기 한 경기 공 하나가 승부에 직결되는 공이 된다. 경기 시간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시즌이 끝난 뒤 내년에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박진만 감독은 "피치컴은 조금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를 한 것도 아니다. 하다 보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며 "우선적으로는 바로 쓰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상황을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포수나 투수 모두 몸이 익숙해진 상황이 아니다. 머리로 생각한 것과 누르는 것이 다를 수 있다"며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로 실전에서 쓰기에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사용법은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면 된다고 하는데,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조금 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BO

KBO는 "피치컴은 송신기에 9개의 버튼이 있어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에 음성으로 전달된다. 송신기는 투수나 포수에 한해 착용 가능하며, 투수의 경우 글러브 또는 보호대를 활용해 팔목에 착용한다. 포수의 경우 팔목, 무릎 등에 보호대를 활용해 희망하는 위치에 착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신기는 모자 안쪽에 착용한다. 투수나 포수 외에도 그라운드 내 최대 3명의 야수가 착용 가능하며 덕아웃 및 불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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