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백 반환 깜빡? 개콘인가” 野 맹공

구민주 기자 2024. 7. 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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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행정관 진술, 앞선 ‘대통령기록물’ 주장과 배치돼 논란
박지원 “코미디…책은 버리더니” 박찬대 “도마뱀 정권”
조국혁신당도 “법리 검토 후 만들어진 진술 가능성”
‘김 여사 증인 출석해야’ 65.8% ‘출석 안 돼’ 26.2%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여사팀'에서 김건희 여사를 보좌해 온 대통령실 행정관이 최근 검찰에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은 당일 반환을 지시했지만 깜빡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전해지자 야권에서는 "코미디" "꼬리 자르기"라며 맹공을 가하고 있다.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해 온 유 모 행정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를 면담하면서 가방을 받은 것은 맞지만 당일 오후 최 목사에게 가방을 돌려주라고 본인에게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행정관은 다른 업무 등을 처리하느라 깜빡하고 가방을 돌려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거짓말이라고 본다"며 "개콘(개그콘서트)을 이렇게 잘하나.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이후 '이사'를 했다는 점을 짚었다. 박 의원은 "2022년 9월 가방을 받았고 11월 한남동 관저로 이사를 갔는데, 이삿짐 고르면서 책은 버리고 백은 가지고 갈 때 생각이 안 났냐"며 "그때 돌려줬으면 문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유 행정관 선에서 꼬리를 자르려고 하는 것"이라며 "김 여사 변호인(최지우 변호사)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검찰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유 행정관을 시켜서 거짓말로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을 볼 때 (검찰의 김 여사 소환은) 물 건너갔다"고 내다봤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정관의 진술과 관련해 "누가 봐도 꼬리 자르기 시도"라며 "윤석열 정권은 도마뱀 정권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백번 양보해 진술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부인의 지시사항을 깜빡하고 넘길 정도로 대통령실 기강이 엉망이란 뜻"이라며 "또한 대통령실이 지금까지 내놓은 해명이 다 거짓말이란 뜻"이라고 꼬집었다.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이 대통령기록물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돌려줄 수 없었다'는 대통령실‧여권의 기존 해명과 이번 행정관의 진술이 서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대리인을 내세운 변명과 발뺌, 꼬리 자르기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면 엄청난 착각"이라며 "김 여사는 자꾸 애꿎은 아랫사람 시키지 말고 당사자인 본인이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검찰을 향해서도 "대통령실에 압수수색 영장이 아닌 공문을 보내 명품백 제출을 요청하겠다는 검찰 태도도 한심하다"며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던 이원석 검찰총장은 어디 갔나. 특검은 검찰이 자초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도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검사 출신인 박은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건 초기 최재영 목사가 문제제기 했을 땐 없던 얘기였다"며 "나중에 법리적으로 검토를 한 뒤 행정관 진술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앞선 윤 대통령 및 여권의 주장과 이번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2월 윤 대통령이 신년 대담에서 '제 아내가 현명하지 못한 처신 사과드리고 있다'고 한 점, 그리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대통령기록물'인 점을 강조했던 것을 언급하며 "김건희씨 혼자 살겠다고, 윤 대통령을 포함해 국정을 운영하는 집권세력 주요 인사들을 모두 바보로 만들어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탄핵 청문회' 표결을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 여사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10명 중 6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이 주도하는 법사위는 김 여사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주가조작‧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다룰 예정이다.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꽃이 지난 12일~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15일 발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는 응답은 65.8%였으며, '출석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26.2%에 그쳤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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