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도 인종차별 당했다…상대팀 선수 도발에 동료가 주먹 날려

마르세유 이적설도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15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이탈리아 코모 1907과 연습경기에서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울버햄프턴 공식 누리집 갈무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에서 뛰는 공격수 황희찬(28)이 시즌 전 연습 경기 도중 상대 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었다.

울버햄프턴 구단은 16일(한국시각) 공식 누리집에 “코모 1907(이탈리아)과 연습경기에서 매슈 도허티의 헤더 득점으로 1-0 승리했다”며 “하지만 황희찬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으며 승리가 무색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황희찬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데 분노한 다니엘 포덴세가 격한 반응을 보여 퇴장당했지만 울버햄프턴은 승리를 따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 중인 울버햄프턴은 이날 마르베야 훈련장에서 코모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코모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B에서 2위를 해 이번 시즌 세리에1로 승격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후반 23분 상대 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 이에 격분한 팀 동료 포덴세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선수에게 주먹질을 한 뒤 퇴장당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에게 경기를 계속 뛸 수 있는지 확인했고 , 황희찬은 마리오 르미나로부터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지난 7일 소속팀 복귀를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닐 감독은 “이런 상황이 벌어져 너무 실망스럽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황희찬이 모욕을 당했음에도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자랑스러웠다. 그는 팀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울버햄프턴 구단은 “인종차별적 행위는 어떤 형태로도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이번 사안을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날 황희찬이 프랑스 리그1(리그앙) 마르세유에 이적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풋메르카토는 “울버햄프턴이 마르세유와 황희찬의 이적을 두고 협상하는 가운데 황희찬이 마르세유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르세유가 2천만유로(약 302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지만 울버햄프턴이 더 많은 금액을 원해 두 구단이 계속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또 다른 프랑스 매체 ‘레퀴프’도 이달 초 “황희찬이 마르세유 구단 경영진이 수립하고 로베르토 데제르비(45·이탈리아) 감독이 검증한 공격수 영입 리스트에 들었다”며 “구단과 감독이 만장일치로 황희찬 영입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마르세유는 리그1에서 2009∼2010시즌에 우승한 뒤 챔피언 자리에 다시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9차례 우승한 ‘명가’이지만, 지난 시즌 18팀 중 8위에 그쳤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