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 굉음질주 ‘속이 뻥!’… 하루 3만명 넘게 보러 온다
작년 13만5000명 경기장 찾아
46% 이상이 가족 단위 관람객
지자체 관광 콘텐츠 자리매김
아티스트 공연·불꽃쇼 등 다양
가성비 좋은 주말 나들이 코스
마니아스포츠서 대중 스포츠로
용인=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국내 최대 규모 모터스포츠 행사인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흥행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한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경주 대회. 특수 제작된 경주용 차량은 최고 시속 300㎞를 내달리며 엄청난 굉음을 내뿜는다. 슈퍼레이스는 매년 8∼9라운드를 소화하며,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강원 인제스피디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진행된다. 지난 13일 5라운드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열린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 하루 동안 총 3만1558명이 입장해 역대 슈퍼레이스 1일 최다 관중 기록을 새로 썼다. 역대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1일 3만 명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초반엔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 명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치러진 8라운드에서 총 13만50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2만2537명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더믹 기간(2020∼2021년) 전인 2019년 2만2375명을 뛰어넘은 수치다.
슈퍼레이스는 2015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경기당 평균 관중은 매년 평균 21%씩 늘고 있다. 올해도 총 5라운드까지 치러진 가운데 9만512명이 찾았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8102명.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올해 경기당 평균 1만4599명(15일 기준)을 동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슈퍼레이스를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놓아도 어색하지 않다.
그간 모터스포츠는 레이싱 동호인 등 일부 마니아들만 즐긴다는 인식이 강했다. 여기에 경기장도 용인을 빼면, 전라남도와 강원도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20대 여성, 가족 단위의 팬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슈퍼레이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전체 관중 가운데 MZ세대에 속하는 25∼44세 연령대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아울러 여성의 티켓 구매자 비율은 35.4%에 이르고, 가족 단위 관람객이 46% 이상을 차지했다.
온라인 화제성도 으뜸이다. 최근 들어 디지털 소비자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슈퍼레이스의 디지털 생중계 및 하이라이트 시청자, SNS 쇼트폼 콘텐츠 조회 수를 합치면 무려 800만 명에 이르렀다. 슈퍼레이스 측 관계자는 “디지털 소비자는 2018년 이후 매년 97%씩 성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슈퍼레이스가 최근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는 데에는 ‘단순 관람형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 가족과 연인 단위로 누릴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가 많이 도입됐다. 서킷(경기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택시타임’, 드라이버와 차량을 가까이서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그리드 워크’,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컨벤션존 등 독창적인 이벤트가 함께 열린다. 또, 슈퍼레이스의 시그니처 이벤트인 나이트 레이스는 모터스포츠와 공연이 함께하는 페스티벌을 콘셉트로 치러진다. 나이트 레이스에선 인기 아티스트 공연을 비롯해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디제잉 카 쇼, 불꽃 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젊은 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아내와 함께 스피드웨이를 찾은 정환준(44·서울 거주) 씨는 “넷플릭스 시리즈 ‘본능의 질주’를 보고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생겨서 아내와 함께 왔다. 레이싱뿐만 아니라 공연도 하고, 포토존도 많고, 여러 이벤트도 많아서 연인들끼리 데이트하기 좋은 것 같다. 이색 데이트 장소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성비’도 한몫했다. 슈퍼레이스 입장권 가격은 1만∼1만5000원. 수년간 값이 크게 오른 뮤지컬이나 영화 관람보다 훨씬 저렴하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레이싱 경기를 보러 온 김정은(40·부천 거주) 씨는 “아이와 가족끼리 주말에 놀러 갈 곳을 찾다가 슈퍼레이스 경기장에 방문했다. TV에서만 보던 경주용 자동차도 직접 보고 또 선수들이랑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면서 “컨벤션존에서 레이싱 시뮬레이터 등 여러 가지 즐길 거리가 많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알차게 놀 수 있어서 앞으로 매 라운드 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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