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릴 땐 하하호호, 반납 땐 울화통”…렌터카 ‘완전자차’ 믿었다가 ‘호갱’ 전락

렌터카 피해사례 [사진출처=매경DB, 소비자원]

# A씨는 지난 5월23일 렌터카를 빌릴 때 일반 보험보다 비싸지만 차량 파손 때 자기부담금이 없다는 ‘슈퍼자차’ 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반납일에 차량 일부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슈퍼자차에 가입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사업자에게 훼손 사실을 말한 뒤 보험처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업자는 사고발생 즉시 통보하지 않아 보험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수리비 20만원을 청구했다. A씨는 사고발생 때 즉시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다며 환급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렌터카를 빌릴 때는 ‘하하호호’이지만 반납할 때 울화통이 터질 때가 있다. 일부 악덕 렌터카 업체들 때문에 기분 좋은 웃음을 연상시키는 번호판과 달리 바가지 피해를 당하기 때문이다

렌터카 이용이 많아지는 여름 휴가철에는 바가지 피해도 늘어난다. 올해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피해 예방 주의보를 발령했다.

1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접수된 렌터카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1743건이었다.

여름휴가나 나들이로 렌터카 수요가 늘어나는 7∼9월 접수된 건수가 519건(29.8%)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내륙 1083건(62.1%), 제주 639건(36.7%), 해외 21건(1.2%) 등이었다. 사유는 계약·사고 관련 분쟁이 1342건(77%)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2022년까지는 계약해제나 해지, 계약 불이행 등 계약 관련 분쟁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사고 발생에 따른 분쟁이 가장 많았다.

2019∼2023년 접수된 사고 관련 분쟁 617건을 사유별로 보면 수리비 등의 과다 청구 피해가 458건(74.2%)으로 가장 많았다. 면책 또는 보험 처리 거부는 107건(17.3%)으로 그 뒤를 이었다.

렌터카를 반납할 때 견적도 없이 수리비와 면책금을 일괄 청구하거나 수리 후 정비명세서나 소요 비용 등의 증빙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렌터카 사업소가 ‘완전자차’, ‘슈퍼자차’ 이름으로 비싼 값에 판매하는 별도의 자차보험(차량손해면책제도) 상품에 대한 분쟁도 여러건 발생했다.

사업자 측은 차량 파손에 따른 모든 비용을 전액 면책(보상)해준다는 취지로 설명한다. 하지만 면책 한도가 낮아 초과 수리비를 내야 하거나 단독 사고 때 아예 면책 적용을 하지 않는 등의 예외를 둔 경우가 많다.

소비자원은 “자차보험 가입 전 용어에 현혹되지 말고 면책금(자기부담금) 부담 여부, 면책한도, 면책 제외 범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량이 손상되거나 사고가 나면 현장에서 즉시 사업자에게 알리고 수리가 필요하다면 견적서와 정비명세서를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자주 사용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면책금’, ‘휴차료’, ‘감가상각비’ 등의 개념과 청구기준도 명확히 확인해둬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