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탈출한 북한 외교관 입국… “북한 주민은 통일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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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주재 북한 외교관이 지난해 11월 망명해 국내로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는 한국과 쿠바가 올해 2월 수교를 앞두고 한창 물밑에서 소통하던 때다.
1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의 리일규(52) 참사가 작년 11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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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주재 북한 외교관이 지난해 11월 망명해 국내로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리 참사는 쿠바에서 두 차례 근무한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인 남미통이다. 그는 직무 평가 등으로 북한 외무성 본부와 갈등을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쿠바 수교 움직임이 그의 탈북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주목된다. 쿠바는 북한과 형제국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적인 우방국이지만, 지난 2월 한국과 전격적으로 수교를 발표했다.
외교관의 탈북이 확인된 건 2019년 7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 같은 해 9월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이후 처음이다.
◆“김주애 후계자 안될 것“
리 참사는 16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면했을 때 “‘혈압이 높겠다’는 생각이 확 든다. 항시 술 마신 것처럼 얼굴이 얼마나 새빨간지 모른다. 인디언 같다”고 말했다.
딸 김주애 관련 “주애를 데리고 다닌 것은 (언론공개) 한참 전의 일이다. 평양에서 제2자연과학원 아파트에 살았다. 주민 80%이상이 핵 및 미사일 개발에 종사하던 사람들이다. 꼬마때부터 김정은이 기분이 좋으면 ‘공주를 보여주겠다’며 주애를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고 했다. 또 “처음엔 신기했는데 열병식 같은 국가 공식 행사까지 데리고 다니니 거부감이 점차 들었다“고 말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크게 놀라 여성을 대폭 기용하라고 했으며, 최선희 현 외무상을 특히 아낀다고 했다. 그는 “김평해 당 간부 부장 겸 담당 비서에게 우리도 여자를 대대적으로 써야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가 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했다.
리용호 전 외무상은 정치범수용소로 갔다고 밝혔다. 그는 “한성렬 미국 담당 부상이 미국 간첩이란 혐의로 공개처형됐는데 총살 현장을 본 사람들이 며칠 밥을 못 먹었다고 한다. 리용호는 주중대사관 서기관의 횡령을 적발하면서 뇌물 받은 상급자로 이름이 나왔고, 김정은은 ‘뒤에서 이딴 짓이나 하니까 일을 제대로 못하는구나’하고 화를 냈다“고 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2018, 2019년 북·미 회담 시기 외교부 장관 격의 인사다.
북한 주민들은 통일을 원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한국 국민보다 더 통일을 갈망하고 열망한다. 못살기 때문이다. 간부든 주민이든 답은 통일밖에 없다는 생각을 누구나 공유한다. 한국 대기업들이 들어와서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면 지금같이 거지처럼 살지는 않을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올해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2국가로 선언하고 통일, 민족 개념을 폐기한 바 있다. 리 참사는 “북한 주민들의 통일 갈망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탈북민은 크게 늘지 않을 듯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엘리트 계층’ 탈북민은 10명 내외로 2017년 이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국경 통제로 작년 전체 탈북민 입국 인원이 2017년의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해외 주재원 탈북은 이어진 것이다. 다만 전체 탈북과 국내 입국은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종료와 함께 탈북과 국내입국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연 100명대 수준에 머무는 추세다. 지난해 탈북민 190여명이 국내에 입국했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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