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 지고 ‘분할매각·합병’ 뜬다

2024. 7. 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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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상장사의 사업부 물적분할과 기업공개(IPO)에 경계 수위를 높이면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쪼개기 상장 사례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신 주요 기업들은 분할 매각이나 자회사 합병을 통해 사업 구조 재편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아직 분할 사업부의 자산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영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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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효성·두산 지분구조 적극 개편
대주주 지배력 실익, 소액주주 희비

금융당국이 상장사의 사업부 물적분할과 기업공개(IPO)에 경계 수위를 높이면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쪼개기 상장 사례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신 주요 기업들은 분할 매각이나 자회사 합병을 통해 사업 구조 재편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올해도 SK, 효성, 두산 등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대주주는 지배력 측면에서 실익이 기대되지만 소액주주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일 종가는 연초 대비 각각 29%, 23%씩 감소했다. 이들 두 곳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분할과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효성화학은 알짜 사업부인 특수가스 부문 매각을 재무구조 개선 카드로 꺼냈다. 올 3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2조4639억원, 부채비율이 3486%에 달해 알짜 사업부를 매각해 유동성 확보한다는 목표다. 당초 사업부 분할을 통한 소수지분 투자 유치를 계획했으나 유의미한 자본 확충을 위해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선회했다. 아직 분할 사업부의 자산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영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 시 발생하는 이물질 세척에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3) 생산에 특화돼 있다. 사업부 매각 예정 가격이 1조원대에서 언급되는 만큼 수익 기여도는 높다.

분할 매각 절차가 종료된 이후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주가가 반등할지도 관심거리다. 효성화학은 4년 연속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주가 방향성이 주주가치와 직결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회사 배터리 제조사 SK온 지원을 위해 합병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에도 SK온에 1조3000억원가량 출자하기도 했다. SK온은 자본적지출(CAPEX)이 지속되고 자체 수익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자금 부담은 꾸준하다.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 합병을 통해 현금창출력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SK E&S 역시 재무 부담이 적지 않아 양사 합병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될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석유화학 사업의 불확실성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경영 실적도 저하된 탓에 주주 모두 합병을 통한 이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에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입장차이는 확인된다. 두산그룹은 사업의 통일성을 강화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에 속해 있던 소형 건설기계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와 스마트머신 사업을 구분한다는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밥캣을 분리하고 두산로보틱스는 분할된 두산밥캣의 주주와 주식 교환을 통해 완전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기존 주주는 최종적으로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보상 받게 되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합병 비율에 따라 지분 희석을 감내해야 한다.

주가 변동성에 노출된 점도 부담 요소다. 두산밥캣이 3년 연속 최대 경영 실적을 달성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자산인 두산밥캣이 빠져나갈 경우 일정 부분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두산그룹을 지배하는 ㈜두산은 실익이 기대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도 변함없이 지킨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주식 소유 비율이 두산에너빌리티보다 높아 배당 등 주주가치 극대화 측면에서 지분구조 재편의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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