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이 닫혔다"…실명 위기 60대, 순천향대 천안병원서 발동동

의료진 부족 탓 하루 휴진…신규 접수 안돼
병원 "축소 운영 불가피…정상화 위해 최선"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이른 아침 충남 당진에서 순천향대 천안병원을 찾은 최모(62) 씨는 "진료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고 당황했다.

최씨는 전날 당진의 한 의원에서 실명할 수 있으니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가라는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이날 아침 7시 집을 나서 1시간 3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먼길을 달려왔는데 진료를 받을 수 없다니 황당하다"며 "눈이 불편해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이 의료진 부족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119구급대 등에는 오전 6시부터 '인력공백으로 인하여 응급실 진료 전면 불가'하다며 이송 중단을 요청했다.

진료 불가 사실이 응급의료정보망을 통해 공유되면서 119구급대 등의 환자 이송은 없었다. 오전 10시까지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최씨 외에는 없었다.

다만, 전날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들이 남아 있어 응급실 문을 닫지는 않았다. 간호사 등이 응급실을 수시로 드나들며 환자를 돌봤다.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내에서 병실 이동 전 환자 등을 처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실 운영 중단은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 8명 중 4명이 사직한 데 따른 것이다. 8명의 의료진이 24시간, 365일 근무해 왔지만 절반의 의료진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

병원은 의료진에게 사직 의사 철회를 권유했지만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이날 근무할 응급의학 전문의가 없어 응급실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남은 의료진 4명으로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16일 오전 8시부터 17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17∼21일 사이에는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운영이 중단되지만 이외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진료에 차질을 초래하게 돼 대단히 송구하다"며 "대체 인력 충원 등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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