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현대기아차 "전기차 충전 오류 해결하겠다"…내년 시험센터 구축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의 호환성이 떨어져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편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의 충전 호환성이 아직 완벽하지 않아 일부 전기차에서 충전 시작 실패, 충전 중단, 결제 오류 등이 발생하며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과 자동차 기업이 힘을 모아 전기차 충전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센터' 구축을 위해 현대차·기아와 16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은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의 호환성을 말한다. 하드웨어로는 연결 장치인 '커플러'가, 소프트웨어로는 통신 프로토콜인 '시퀀스'가 있다. 커플러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콤보1'으로 권고한 후 호환성이 확보됐다. 시퀀스도 표준이 제정됐지만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해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대기업들과 다양한 충전기 기업들이 참여하다 보니 제조사별로 표준 해석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전기차 인증서를 통한 충전 요금 결제 기술인 PnC나 양방향 충전 기술 V2G 등 앞으로 복잡한 신기술이 등장하면 오류 빈도가 늘어날 수 있어 기업들이 상시로 개선 방안을 협의할 수 있는 소통 인프라 구축 수요가 커졌다.

국제공인 전력기기 시험인증 기관인 KERI와 현대차·기아가 함께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센터는 내년 상반기 공식 운영이 목표로 KERI 안산 분원에 지어질 예정이다. 양측은 시험장 구축과 시험 기준 확립, 참여자 확대 등 협력하기로 했다.

센터가 구축되면 전기차 기업부터 충전기를 제조하는 중소·중견기업, 충전 서비스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상호운용성 확보를 논의할 구심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KERI는 "KERI가 설정한 기술 기준만 통과하면 회원이 되어 다른 기업체와 상호운용성 점검을 하고 시험 결과에 따라 전문가 기술 자문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 기업 리스트, 활동은 투명하게 공개되며 시험 결과물도 동의를 거쳐 다른 기업에 공유된다. 데이터가 쌓이면 제품 품질 개선과 국제표준 기반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남균 KERI 원장은 "네덜란드나 스페인에도 유사한 시험장이 있지만 민간 기업이 운영해 공공성이 낮다"며 "KERI는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험 절차를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전기차와 충전기는 하나의 충전 시스템으로 동작해야 하므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국내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