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는 올랐어요”...매매·전셋값 하락에도 웃는 오피스텔 주인들
월세 가격은 작년 2분기 이후 상승
공급량 감소에 수익률 상승세 유지
부동산 활황기 때 주목받다 공급 과잉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오피스텔이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2분기(4~6월) 오피스텔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0.47% 하락했다. 전국은 전 분기와 하락 폭이 같았고 수도권(-0.43%→-0.41%)과 서울(-0.26%→-0.13%)은 하락 폭이 줄었다.
서울의 경우 역세권, 학군지 등 주거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의 오피스텔 수요 증가로 일부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0.45%→-0.67%)과 경기(-0.58%→-0.61%)는 하락폭이 커졌는데, 가격하락의 장기화와 금리 부담 등으로 인한 투자수요 감소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방(-0.62%→-0.68%)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이 많은 대구, 광주를 중심으로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 가격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국 오피스텔 전세 가격은 0.34% 하락하며 전 분기(-0.27%)에서 하락 폭이 커졌다. 수도권(-0.20%→-0.28%)과 지방(-0.55%→-0.57%)은 하락폭이 확대됐다. 다만, 서울은 하락폭(-0.17%→-0.12%)이 줄었는데,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대체 수요로 오피스텔 전세매물 입주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월세는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가격은 지난해 2분기 보합으로 전환된 후 1년 연속 오르고 있다. 올 2분기 월세는 0.26% 오르며 전 분기(0.22%) 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0.37%, 서울은 0.45% 올랐다. 지방은 0.18% 하락해 전 분기(-0.14%)보다 더 떨어졌다.
전국 오피스텔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하락한 가운데 월세만 상승한 이유는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기피, 월세 선호 현상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기준 전국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6.12%로 기록됐다. 2018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1년 치 월세로 환산한 비율이다. 높을수록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6.06%, 지방 6.79%이며 지역별로는 세종 8.54%, 대구 6.90%, 부산 6.54% 순으로 높고 서울이 5.62%로 가장 낮았다.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빌라에서 오피스텔로 몰리면서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2분기 전국의 월세가격지수는 4월 100.31에서 6월 100.47까지 올라왔다. 서울은 지난달 기준 100.85를 기록, 2018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치를 보였다.
월세가 오르면서 오피스텔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연 5.35%로 27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5.25%, 지방 5.75%이다. 지역별로는 대전 7.65%, 세종 6.32%, 광주 6.26% 순으로 높았고 서울이 4.84%로 가장 낮았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1~2인으로 구성된 청년 가구(통계청)는 2039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3073실이다. 이는 지난해(1만4305실)의 약 25%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에 새 주인을 찾는 오피스텔도 올해보다 더 줄어든 1800실로 추산된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역세권 주변의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며 “주택 수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한 대기수요 일부가 거쳐 가는 수단으로서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공급 면적 대비 전용률이 낮고 대지지분이 작은 만큼, 다른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감가가 빨리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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