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모든 결정 뒤에는 '고객'이 있다[수입차, 마케팅을 말하다①]
"고객 만족, 단순 구호 아닌 기업 문화 핵심" 강조
수준 높은 문화공연 통해 고객과 브랜드 '연결'
마이바흐는 무조건 오프라인 마케팅만 진행해
[편집자주] 국내 수입차 시장은 1987년 개방 이후 줄곧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2000년대 초반 연간 2만대 규모였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27만대 규모가 됐다.
그러나 올해 수입차 업계 분위기는 지금까지와 확실히 다르다. 2022년 28만대를 넘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례 없는 시장 위축 속 수입차 브랜드는 생존과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뉴시스는 국내 주요 수입 브랜드의 대표부터 임원, 실무자까지 다양한 마케팅 인력을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고민과 목표를 들었다.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우리는 매일 모든 논의와 결정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둔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벤츠 기업 문화의 핵심이다. 고객 만족 지표는 마케팅팀을 비롯한 벤츠 모든 부서에서 최우선 지표로 활용된다.
킬리안 텔렌 메르세데스-벤츠 제품·마케팅·디지털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사진)은 이달 초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수입차 위기론에도 벤츠가 존재감을 유지하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에 부임한 텔렌 부사장은 마케팅 최고 책임자로 완성차를 판매하기 전 단계의 브랜드 구축과 기획부터 제품 전략, 출시 후 마케팅, 디지털 비즈니스 등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고객'을 강조하며, 향후 벤츠의 한국 비즈니스 지향점도 한국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있다고 밝혔다.
벤츠, '고객 중심' 마케팅으로 판매 침체 넘는다
그는 "한국에서 벤츠는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했고, 이는 고객들의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으로 가능했다"며 "벤츠는 항상 고객 중심 활동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마케팅 활동도 고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2017년 도입한 '메르세데스-벤츠 셀렉션' 프로그램은 벤츠가 고객 만족을 위해 유독 공을 들이는 행사다.
벤츠는 고객 취향을 위해 클래식, 뮤지컬, 전시회 등 수준 높은 문화 공연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과 잠재 고객들에게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벤츠의 목적이다.
지난해에는 280년 역사의 독일 민간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벤츠는 매년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최고의 인물을 섭외해, 고객의 격에 맞는 최고의 공연을 하고 있다.
벤츠는 이런 활동으로 고객의 다양한 관심사와 벤츠 브랜드를 직접 '연결'하려 한다.
텔렌 부사장은 "우리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새로운 고객에게 다가가고, 기존 고객에게는 더 신선함을 주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며 "때로는 고객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접근 방식도 시도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바뀌는 완성차 시장…벤츠식 '맞춤 전략' 강조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신기술 수용도도 아주 높다"며 "무엇보다 고객 취향이 다양하고, 변화 속도가 빠른 것이 수입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본사에서 한국을 주요 전략 시장 중 하나로 꼽고 있다"며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초기 단계 아이디어부터 본사와 공유하고, 고객 피드백도 적극 반영해 한국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초 E클래스 출시에도 이런 벤츠만의 '한국 특화 전략'이 잘 녹아있다는 게 텔렌 부사장의 설명이다.
예컨대 글로벌 벤츠는 올해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며 원래 없애려고 했던 '익스클루시브 라인' 디자인 패키지를 한국 소비자를 위해 되살렸다. 익스클루시브 라인이란 일종의 외관 디자인 패키지로,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벤츠 특유의 문양을 넣고, 자동차 보닛 위에도 수직형 엠블럼을 장착하는 것이다. 한국 고객들은 이 같은 벤츠 문양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없애지 않고 그대로 되살렸다.
벤츠는 한국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한국 IT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멜론, 웨이브, FLO 등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 탑재했다. 앞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당시엔 네비게이션에 마스크 구매가 가능한 장소까지 표시했을 정도다. 올 하반기엔 한국 고객들이 유난히 많이 사용하는 티맵 네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한 벤츠 차량도 선보인다.
텔렌 부사장은 '최고를 위한 노력'이 결국 벤츠의 지향점이란 입장도 분명히 했다.
특히 벤츠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인 '마이바흐' 마케팅엔 최고만을 위한 고민이 제대로 스며들게 했다. 일반 벤츠 마케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구분 없이 실시하는 것과 달리, 마이바흐 마케팅은 '오프라인'을 주축으로 진행한다.
이를 위해 벤츠는 브랜드 로열티가 높거나, 과거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 전시장을 찾은 고객 등 벤츠가 가진 모든 고객 정보를 총망라해 마이바흐 잠재 고객들을 파악한다. 이후 이들을 겨냥한 오프라인 행사를 별도로 기획해 마이바흐 판매를 촉진한다. 한마디로 마이바흐 마케팅은 "최고의 고객에게 최고의 차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다.
텔렌 부사장은 "'벤츠는 항상 '최고 차를 만든다'는 목표와 비전을 지난 140년간 지속해 왔다"며 "벤츠 브랜드만의 특별한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테슬라 등 경쟁사 변화도 놓치지 않아
제네시스는 준대형 세단 등 특정 차급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벤츠의 '대체재'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전기차 테슬라도 역사는 짧지만, 새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통한다.
특히 제네시스는 '한국의 벤츠'라는 평가를 받으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텔렌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한국에 기반을 둔 브랜드이므로 한국 소비자의 요구를 더 빠르게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슬라도 관심 대상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테슬라 성장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은 테슬라와 벤츠의 공통점이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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