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관, 2,800억대 중국인 '환치기' 조직 적발

광주세관이 압수한 환치기 증거 물품/사진=광주본부세관 제공.

중국인 유학생과 불법체류 중국인 등이 포함된 2,800억원대 환치기(불법 외환거래) 조직이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광주본부세관은 중국인 유학생 P씨와 귀화 중국인 J씨를 외국환관리법 위반(무등록 외국환업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불법체류자인 중국인 H씨는 지명수배했다.

세관에 따르면 2017년께 국내 대학에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한 이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형 불법 환전상으로 시작한 후 점차 활동 영역을 확장해 국내와 중국 간 송금을 원하는 불특정 다수의 개인·무역업체, 범죄조직을 상대하는 전문 환치기 조직으로 성장하며 2,800억원 상당의 환치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조사결과 이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유학자금이나 수출입업체의 무역대금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사기자금과 같은 범죄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검은돈까지도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1명)가 확인돼 피해자금(1억원)을 돌려준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자금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온라인 SNS상에서 송금의뢰인을 모집해 의뢰받은 자금은 철저하게 대포통장으로 입금받고 국내에서의 자금 전달은 현금으로만 거래하며 수사망을 교묘하게 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환치기 수법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2017년 전통적인 환치기 방식으로 시작해 이후 2020년부터는 중국 현지에 공범을 두고는 송금의뢰인들로부터 수합한 자금으로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해 매각함으로써 환치기 거래 수수료뿐만 아니라 김치 프리미엄까지 챙겼다. 이런 환치기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고가 외제 스포츠카를 구입하는 등 경제적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사실이 파악됐다.

광주세관은 "지난 4월 조선족 중국인 조직의 가상자산 이용 2,500억 원대 환치기 사건을 적발한 데 이어 동종의 대형 환치기 조직을 연달아 검거한 것은 환치기를 통해 보이스피싱 등 불법적인 자금이 이동되는 등 음성적인 거래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불법적인 외국환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단속 활동을 지속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이재호 기자 jaeho525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