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동훈 댓글팀 의혹' 맹공…'한동훈 특검법' 힘 얻을까
민주당, 검경 수사 촉구...당 차원 고발엔 선 그어
혁신당, 한동훈 특검법 수정안 발의 예고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야권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댓글팀 의혹에 대해 전방위 공세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당무 개입 의혹과 함께 '불법 국정농단'으로 규정하고 검경 수사를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앞서 1호 당론으로 내놓은 '한동훈 특검법' 수정안 발의를 예고하며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정치권에서는 댓글팀 의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새로운 사법리스크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김건희 여사 당무개입 논란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사천·불법 댓글팀 운영 등 3대 의혹을 두고 "'불법 국정농단'으로 부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건희 국정농단 게이트', '한동훈 여론 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는 강제수사 및 해명을 촉구하기로 했다"며 "법적 대응 좋아하는 한 후보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폭로엔 왜 묵묵부답인지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댓글팀 의심 계정 24개가 확인됐고 이 24개 의심계정이 6만여 건의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며 "검경에 수사를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은 조직적 조작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증거들이 수없이 드러났다"며 "특활비가 들어갔는지, 사설 댓글팀이 있었는지, 업무방해 행위와 여론조작 범죄가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기관의 빠른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댓글팀 주장은 전당대회 개입이 목표가 아니다.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 한들 감옥에 보내겠다는 엄포"라며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다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고 당대표 직무 정지에 이어 결국 감옥에 보내겠다는 경고"라고도 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전날(14일) 공개한 댓글팀 운영 정황에 대한 결과 보고가 이뤄졌다. 양 의원에 따르면 댓글팀으로 의심되는 계정들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2022년 5월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활동 내용은 한 후보 지지 댓글 작성, 한 후보 관련 네거티브 대응, 정적에 대한 공격 등이었다. 특히 'jo00****' 계정은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현재까지 약 1만8000개의 댓글을 작성했다.
양 의원 측은 "6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오탈자까지 동일한 502개 댓글을 발견했고, 조금씩 변형된 댓글이 다수"라며 "일부 계정은 계정과 댓글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댓글 작성자가 불법 행위를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추가적으로 증거가 인멸될 상황에 대비해 동영상 촬영 등 증거자료에 대한 아카이브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조국혁신당은 공세 수위를 올렸다. 혁신당은 민주당과 공조해 강화된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김보협 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과 협의 후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동훈 특검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며칠 안 남았다"며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박은정 혁신당 의원이 오늘내일 중에 면담 등을 통해 (법사위 상정) 날짜 윤곽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라 한동훈 특검법은 상정되더라도 처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소속 한 법사위원은 통화에서 "이르면 이번 주 법사위 제1소위에 회부될 것"이라면서도 "수정안이 발의되면 수정안과 병합해 심사해야 한다. 언제 처리될지 알 수는 없다"고 했다. 혁신당 측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소극적"이라며 당장 속도를 내긴 어렵다고 봤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댓글팀 의혹이 향후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응천 전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 등을 두고 "내전 때는 서로를 잘 아니까 내밀한 것들을 막 던지는데, 그걸 상대 진영 혹은 수사기관이 단서로 삼아서 다 끝나고 난 다음에 수사가 될 수 있다"며 "(당내 경선에서) 이기려고 던졌는데 그게 아니라 공멸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 전 의원은 "역대 전당대회 때 서로 간에 네거티브를 한 것이 고소·고발, 수사까지 이어져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남은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로를 향해 제기한 다스·도곡동 땅 의혹과 최태민 목사 의혹 등을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의혹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기소돼 징역 17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도 최 목사의 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으로 탄핵에 이르렀다.
민주당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조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대장동 의혹이 나왔고, 2018년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때는 (배우자 김혜경 씨의) '혜경궁' 의혹이 나왔었다"고 짚었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김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 전 의원은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에 대해 "앞으로 진행 상황에 따라 심각해질 수도 있다"며 "이 팀이 공무원이거나 혹은 예산이 들어간 상황이라면 상당히 심각해지는 것"이라고 봤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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