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새 역사 쓸 파리로…"메달 3개, 금메달 1개 이상"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정훈 한국 수영대표팀 총감독이 조심스럽게 손가락 세 개를 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이 메달 3개를 노린다는 의미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더 과감하게 "사견이지만, 메달 세 개 중 금메달 한 개 이상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 수영이 '금메달을 포함한 올림픽 메달 세 개'를 목표로 삼고, 새 역사를 쓸 파리로 향했다.
한국 수영 경영 대표 선수 15명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발걸음을 뗐다.
출국 전 만난 이정훈 총감독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파리 올림픽이 곧 개막(현지시간 26일)한다는 걸 실감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혹독한 훈련을 모두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부상만 피한다면 시상대에 올라갈 선수가 몇 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것 같다"며 구체적인 메달 수를 언급하지 않던 이 감독은 취재진의 거듭된 요청에 손가락 세 개를 펴며 파리 올림픽 한국 경영 대표팀의 목표를 공개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은 메달 4개를 수확했다. 박태환 혼자 힘으로 거둔 성과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 대회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수영은 파리에서 '새로운 한국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한국 수영 최초로 단일 대회에서 복수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리스트 배출'도 노려볼 만하다.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김우민(강원도청), 자유형 200m 황선우(강원도청)는 세계 수영이 인정하는 '메달 후보'다.
김우민, 황선우에 이호준(제주시청) 등이 가세할 남자 계영 800m에서도 한국 수영은 '올림픽 단체전 사상 첫 메달'을 넘본다.
이정훈 감독은 "수영 첫째 날(현지시간 27일) 김우민이 출전하는 데, 우리가 목표로 한 곳(시상대)에는 올라갈 것"이라며 "경험을 많이 쌓은 황선우도 도쿄 올림픽 때처럼 무모하게 덤비지 않고, 힘을 쏟아야 할 순간을 전략적으로 고를 것이다. 황선우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4 도하 세계선수권 챔피언 김우민은 "2등, 3등도 좋지만, 시상대 가장 위에 서고 싶다"며 "수영을 시작하면서 세운 내 목표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자유형 200m 경쟁이 워낙 치열해 결승에 오른 8명은 손끝 차이로 순위가 갈릴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한 황선우도 "시상대 위에는 꼭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황선우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모두 준결승 기록이 결승 기록보다 좋았다. 경험 부족이 드러난 결과였다.
하지만,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2위, 2023년 후쿠오카 대회 3위, 2024년 도하 대회 1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3년 연속 세계선수권을 치르고, 2023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나서면서 '레이스 운영'에 눈을 떴다.
도쿄 올림픽에서 계영 영자로만 나섰던 김우민도 세계가 주목하는 자유형 400m 강자가 됐다.
개막 다음 날인 이달 27일(현지시간)부터 낭보가 들릴 수 있다.
김우민은 27일 오전 자유형 400m 예선을 치르고, 같은 날 오후 결승에 나선다.
황선우는 28일에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승을 벌이고, 29일에 메달 색을 놓고 역영한다.
김우민과 황선우는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면, 30일 홀가분하게 남자 계영 800m에서 한국 수영 단체전 최초의 메달 획득에 도전할 수 있다.
이정훈 총감독은 "계영 전용 영자 4명(이호준, 김영현, 양재훈, 이유연)의 기록도 많이 올라온 상태"라며 "계영 800m 예선에서 황선우에게 휴식을 주면, 결승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남자 배영 200m 이주호, 접영 200m 김민섭 등 결승 진출을 노리는 선수도 많다. 남자 자유형 외 다른 종목도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정창훈 회장은 "금메달은 무조건 나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에게 못 해줄 게 있겠나. 선수들에게 고급 시계 등을 약속했는데, 포상금 등은 걱정하지 말라"고 선수들의 기를 살려줬다.
황금세대를 보며 유소년 수영 선수도 꿈을 키운다.
아침 일찍 공항을 찾은 초등학교 3학년 유소년 선수 조윤우 군은 "김우민, 황선우 등 모든 한국 수영 선수들을 응원한다"며 "열심히 응원할 테니, 후회 없는 경기 하고 오셨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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