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게임·유튜브 좋아하는 7살 아이, 스마트폰 사줘도 될까요?

칼럼니스트 박현숙 2024. 7. 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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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의 마인드카페 아동심리상담] 아이의 자기 조절 능력을 기르는 스마트폰 이용 훈육법

Q. 7살인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다 가끔씩 힘들 때 스마트폰을 보여줬었는데요, 언젠가부터 아무 때나 스마트폰을 가져가더니 급기야 자기도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도 물론 아무 때나 보고요. 맞벌이 부부라 내년에는 핸드폰을 사줘야 할 것 같기도 한데, 지금도 저렇게 핸드폰에 집착하는 아이면 나중에 핸드폰 사줬을 때 더 문제가 커질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녀가 나이에 맞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훈육한다면 스마트폰을 조절하는 능력이 자연스레 키워집니다. ⓒ베이비뉴스

A. 스마트폰이나 TV 컴퓨터 등 요즘 자녀들에게는 각종 기기의 유혹이 끊이지 않죠. 또한, 부모님들도 가끔 편리성 때문에 자녀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제는 중독이 문제가 아니라 일상을 지배하고, 이 때문에 부모 자녀 간에 갈등이 생기는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기기들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은 더 이상 부모님들에게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부모님들께서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가 가장 중요한 궁금하실 겁니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아래의 글들이 자녀들을 훈육하는 지침이 되길 바라며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1. 스마트폰은 최대한 늦게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얼마나 늦게 사주냐고요? 초등학교보다는 중학교, 중학생 때 보다는 고등학생 때까지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시기까지 늦춥니다. 여기서, 부모님들 중 맞벌이신 분들은 자녀와의 연락을 위해서,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자녀가 "나만 없어"라고 하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만약 맞벌이 부모님들이시라면 키즈폰이나 공부폰으로 대체하여 자녀에게 제공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이러면 자녀들이 "나만 스마트폰이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런 말에 흔들리시는 부모님이시라면 부모님 자신이 '남들에 비해서 내가 못 가진 것에 대한 불만족감'이 있으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선 자녀가 이렇게 말할 때 그저

"그래, 누군가 가진 걸 보면 부러울 수 있어. 하지만 지금 너에겐 꼭 스마트폰이 필요하진 않거든"라고 공감해 주시고 부모의 지침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난 후에 더 이상 자녀를 설득하려 하시거나 설명하지 마시고, 혼내지도 마시고 넘어가시길 바랍니다. 어릴 때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못 가지고 참아야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자녀를 이해해 주고 견딜 수 있게 도와주세요.
 
2. 첫 스마트폰을 사줄 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쩔 수 없이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시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반드시 규칙을 정하고 스마트폰을 주셔야 합니다. 이 규칙은 단순히 구두나 서면으로만 하는 규칙이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자녀에게 신뢰감은 주시되 자녀를 믿지 마세요." 자녀들은 나빠서 약속을 안 지키는 게 아닙니다. 아직 그 약속을 지킬만큼의 통제력이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므로 이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의 제공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스마트폰 제어 시스템으로 부모님이 통제하는 것을 전제로 사주시는 겁니다. 그럴 때 자녀가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처음으로 살 때는 그래도 부모님의 통제를 잘 따르는 편입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세요.
 
"네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란 걸 알아.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거든.
그럴 때 이 제어 시스템이 널 도와줄 거야.
이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너도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이렇게 할 때 부모님도 자녀를 야단칠 일이 없게 됩니다. 야단을 안치려고 노력하지 마시고 야단맞을 일이 없도록 미리 예방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규칙은 실현 가능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보통, 부모님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부모님이 원하는 양만큼만 주시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녀의 연령에 따라, 자녀가 견딜 수 있을 수준으로, 일과를 망치지 않을 정도로 정하셔야 합니다. 가령, 자녀에게 게임을 15분만 하라고 하면 자녀가 그 정도를 하고 만족할 수 있을까요? 게임이 30분짜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것은 15분이면 되지만 또 다른 것은 30분도 모자랄 수 있습니다. 어떤 자녀들은 가끔 하더라도 한 번에 길게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자녀들은 짧더라도 매일 하기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자녀들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하고 싶은데 엄마는 자녀가 할 일을 다 하고 사용하기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자녀에게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주고, 제한적인 선택권을 제공하시고 자녀가 스스로 결정한 후 이를 잘 지켜가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네가, 게임을 매일 15분 할지, 주말에 1시간씩 이틀을 할지 정할 수 있어."

"네가 학교에서 오자마자 게임을 하고 싶은 걸 알아.
그럼 오자마자 30분, 숙제를 다 마치고 30분을 할지
아니면 힘들더라도 조금 참고 숙제를 다 한 후에 1시간을 할지 정하자."
 
그리고 난 후 자녀가 지키기 힘들어하면 야단치기보다는 왜 지키기 힘든지, 그럼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자녀와 계속 상의해 보세요. 그리고 규칙을 어떻게 정해야 자녀가 잘 지킬 수 있는지 자녀도 생각해 보도록 해주세요.
 
4. 어릴 때부터 자기 조절 훈련이 되어 있는 것이 유리합니다

사실, 자녀들은 18개월부터 자기 조절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직후에는 최대한 자녀의 욕구에 맞춰서 반응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18개월이 되면 이제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36개월쯤 되면 힘들더라도 조금씩 훈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녀가 나이에 맞게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훈육한다면 스마트폰을 조절하는 능력이 자연스레 키워집니다.
 
"네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거 알지. 하지만 일주일에 3번만 먹을 수 있어"라고 규칙을 알려주시고, 자녀가 조금 힘들어하더라도 고통스러워하는 자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되 다음과 같이 자녀를 안아주며 단순하게 규칙을 상기시켜 주세요.
 
"이번 주에 이미 3번을 다 먹어서 아쉽지만, 두 밤 자면 월요일이 될 거야."
 
5. 즐거움과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주세요

'요즘 아이들이 왜 스마트폰에 중독되었을까'를 조금 생각해 보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형제자매가 있고, 집 앞 골목이나 놀이터에 언제든 나가서 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급격히 발달하게 되고, 학습이 강조되는 사회 안에서 아이들이 알아서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기기들과 함께 하는 삶이 아주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만족할 만한 취미나 활동을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요즘 부모님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이런 시간들을 많이 제공하신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나이에 맞게 자녀가 스스로 발전시켜가며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단순하게 그저 아이가 심심해하니까 시간을 같이 보내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좋아하는 활동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깊이 있게 스스로 탐색하도록 함께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 박현숙은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동대학원에서 아동심리치료전공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년이 넘는 임상경험을 통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어 하는 것은 부모의 심리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라는 점을 알게 됐다. 부모가 조금 더 아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양육코칭에 힘쓰며, 부모자녀 관계치료에 관심을 갖고 현재 심리상담센터 마인드카페의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마인드카페는 2016년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로 출발해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 정신건강 플랫폼이다.

■ 엄마, 아빠를 위한 전문가 칼럼: tip.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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