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들썩이는데 여전한 ‘빌라 역전세’…상반기 전세 보증사고 2.7조

강서구 화곡동에서만 4년여간 3000건
올 한해 보증사고 5조원 육박 유력

올해 전세 보증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 서울 화곡동 일대 빌라 전경 [이충우 기자]

전세 만기 도래에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2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연간 전세 보증사고액이 5조원에 인접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2조6591억원, 사고 건수는 1만2254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8525억원)보다 43.5%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월별 보증사고 액수는 2월 정점을 찍은 뒤 4개월 연속 줄었다. 보증사고액은 2월 6489억원에서, 3월 4938억원, 4월 4708억원, 5월 4163억원, 6월 3366억원으로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월 3000억원을 웃돌고 있어 올해 연간 보증사고액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규모(4조3347억원)를 뛰어넘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이 최고조였던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이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전세계약 만기가 올해 말까지 계속해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HUG가 집부인 대신 내어준 돈(대위변제액)도 덩달아 늘고 있다. 세입자 전세금 반환 요청에 따라 HUG의 올해 상반기 대위변제액은 2조42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조3347억원)보다 53% 늘었다.

올해 전세 보증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은 여전히 서울 강서구 화곡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화곡동에서 보증사고 498건이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1181억원이다.

화곡동 피해 주택들은 올해 초부터 경매에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화곡동에서 경매가 진행 중인 주거용 건물은 139건(법원경매정보)으로, 대부분이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을 다세대 주택으로 불법 이용하는 ‘근생빌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