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 ‘미스터트롯’ 보며 많이 울었다” 생전 아내가 전한 투병생활
‘봉선화 연정’ ‘싫다 싫어’ 등 곡으로 1980~1990년대 큰 인기를 누린 트로트 가수 현철(본명 강상수‧82)이 15일 별세했다.
현철은 2018년 KBS1 ‘가요무대’에서 몸이 불편한 듯한 모습으로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이후 가수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2020년대 들어 트로트 열풍이 불며 태진아‧설운도‧송대관 등과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렸던 현철이 재조명됐지만, 그의 모습은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
현철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돼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월 현철의 아내는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투병 중인 그의 생활을 전했다.
아내는 “(5년 전) 경추 디스크를 다치며 신경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인지 기능이 저하돼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며 “병원에서 재활 치료도 병행하고 있는데 연세가 많으셔서 회복이 잘 안된다”고 했다. 20년 전 같은 수술을 했을 때는 2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지만, 이전과 달리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현철은 3년 정도 재활을 마친 후 간간이 지방 행사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아내는 “몸이 예전 같지 않으니 무대 오르기 전 엄청나게 긴장하시더라”며 “그런데 무대를 마치고 내려와서는 ‘어~ 되네. 가끔 놀아야겠다’고 하시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래 부르는 사람은 어쩔 수 없는 보다”라고 했다.
현철은 여러 트로트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들이 왕성히 활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고 한다. 아내는 “’미스터트롯2′에서 최수호가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을 부르는 모습을 보며 많이 우셨다”며 “’내가 부르는 것과 다르네’ 하시면서 너무 고마워하고 있다”고 했다. 현철은 후배들을 보며 “너무 잘 생기고 예쁘고 잘 한다”고 칭찬하면서도, 같이 무대에 서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표현했다고 한다.
아내는 당시 “(현철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지만 활동할 정도는 아니다”며 “이제 자연인이다. 오랜 기간 현철로 살았으니까, 남은 시간 강상수로 살아야죠”라고 했다.
현철은 작년 말 자신의 이름을 단 가요제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손 편지로 마음을 전했다. 현철은 “자식 같은 후배들이 ‘현철 가요제’에서 한바탕 놀아준다니 가슴이 벅차다.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이라며 “잊혀져가는 현철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정말 행복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한편, 현철은 27세 때인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했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1980년대 들어서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 봐’ 등의 곡으로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다. 특히 1988년 발표한 ‘봉선화 연정’으로 이듬해 KBS 가요대상을 받았다. 1990년에도 ‘싫다 싫어’의 히트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슬하에는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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