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만드는 하늘택시 이착륙장 H-PORT가 온다
● ‘MIRI’로 앞서가고 ‘H-PORT’로 未來 선도
● 사물인터넷+인공지능+로봇기술… 승강기 첨단 유지관리 서비스 ‘MIRI’
● 공간 제약 해소 버티포트 솔루션 ‘H-PORT’
● 세계 최초 탄소섬유벨트 엘리베이터
플라잉 택시는 위급 환자의 신속한 이동이 필요한 구급차 대용에서부터 해외 출장을 위해 도심 오피스에서 교외 국제공항으로 신속한 이동이 필요한 비즈니스맨을 위한 운송수단 등 다양한 용도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1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미래 교통수단이 바로 UAM이다. UAM이 활성화될수록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시설이 수직이착륙장 버티포트(Vertiport·수직vertical과 공항airport의 합성어)다.
곧 만날 미래 H-PORT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H-PORT는 현대엘리베이터의 독보적 기술인 자동 주차 시스템을 활용한 격납고와 드론의 자동 주차 및 자동 충전, 탑승객의 승하차 등을 통합 관제할 수 있는 복합 건축물"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책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수직 격납형 버티포트 H-PORT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형 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도 H-PORT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5월에는 현대엘리베이터와 주한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이 인적자원 및 기술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H-PORT가 '곧 만나게 될 미래'라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결합된 'MIRI'는 현실이 된 첨단 스마트 시스템이다. MIRI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는 물론 로봇 기술까지 연동한 최첨단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다.
충북 충주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에 들어서자 승강기와 연동된 로봇 MIRI가 1층 로비에서 2층 고객센터까지 스스로 이동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능이 탑재된 로봇 MIRI는 출입문 통과→승강기 호출→탑승→목표 층 입력→하차 후 목적지인 고객센터까지 스스로 이동했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한 후 복귀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MIRI 앞에 서자 '충돌회피 기능'이 작동해 좌우로 피해 움직였다. 음식점 등에 보급된 서빙 로봇이 같은 층에서 수평이동에 한정된 기능을 수행한다면 MIRI는 승강기와 연동돼 수직이동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로봇과 승강기가 연동된 MIRI는 외부 손님을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것은 물론 커피 심부름과 문서 수발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승강기와 로봇을 연동해 출원하거나 등록한 핵심 특허만도 10여 건에 이른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때 카메라로 내부 공간 점유율을 계산해 로봇을 최적의 공간에 배치하는 제어 시스템, 자율 이동 로봇의 승차 또는 하차 때 도어의 개폐 시간을 조절해 안전하게 로봇이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 등이다.
수평이동을 넘어 수직이동까지 가능한 로봇 MIRI는 현재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부산 해운대 조선호텔과 한화리조트, 신한은행 사옥 등 15개 현장에서 약품 운송, 룸서비스와 음료 배송, 택배배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다운타임' 최소화
지능형 영상분석과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MIRI View'는 승강기 내 승객의 움직임과 음성을 '미리' 인식해 응급 상황에 대처하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일례로 승강기에 탑승한 승객이 어떤 이유로든 1분 이상 움직임이 없을 경우 승강기 관리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 응급 상황에 적극 대처하도록 한다. 또한 승강기 탑승 승객이 소리쳐 위급 상황을 알렸을 때도 외부 승강기 관리자에게 즉각 음성으로 그 같은 사실을 전달해 대처토록 한다.
지금까지 승강기 관제 시스템이 카메라로 승강기 내부를 관찰하는 수준이었다면 'MIRI View'는 승강기 내부 이상신호를 관리자에게 음성으로 알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또한 MIRI 대시보드는 엘리베이터 운행 현황뿐 아니라 부품 교체 주기와 이상 신호 등의 정보까지 '미리' 제공함으로써 효율적 승강기 유지 및 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즉 고장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관련 기관 신고는 물론 전담 AS기사에게도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재가동까지 운행이 정지되는 이른바 '다운타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탑승 전 목적 층을 입력하면 대기시간과 이동시간, 승객 수를 계산해 가장 적합한 승강기를 배정해 주는 '목적 층 선택 시스템'과 여러 대의 승강기 중 가장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승강기를 배정해 주는 '스마트 그룹 컨트롤' 기능도 있다.
MIRI는 도입 1년 만에 3만3000대 넘게 보급되는 등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범죄 예방과 응급 상황 대처가 가능한 MIRI에 대한 관심이 높아 올 연말까지 4만5000대 보급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모션 콜과 에어터치
센서 주위 움직임만으로 엘리베이터를 부를 수 있는 '모션 콜'과 가고자 하는 층 버튼을 직접 누르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만으로도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는 '에어터치' 기능은 아파트 등 다중이 이용하는 건물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를 더욱 깨끗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기능이다.양손 가득 짐을 들고 있어 버튼을 직접 누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음성인식' 기능, 그리고 하부 버튼 센서에 발을 대는 것으로 엘리베이터를 부를 수 있는 '풋 버튼' 기능도 활용도가 높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현대엘리베이터는 17년 연속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K-엘리베이터의 선두주자다. 2022년 충북 충주시로 본사를 옮긴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시 랜드마크나 다름없다. 충주IC에 들어서자마자 233m 높이의 웅장한 테스트타워가 방문객을 맞는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의 충주시내 어디에서든 테스트타워가 눈에 띄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에서 독보적 위상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비결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따른 독보적 기술력이 꼽힌다. 지금까지 현대엘리베이터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분속 600m 더블덱엘리베이터를 개발한 것을 비롯해 2010년 분속 1080m 초고속 엘리베이터, 2020년 세계 최초 탄소섬유벨트 타입 분속 1260m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대기 중 승객과 하차 중인 승객을 인식한 후 엘리베이터 도어를 지연 없이 닫아줘 운행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스마트 CCTV와 자동 안면 인식 시스템으로 사용자를 식별해 터치 없이도 엘리베이터를 부르고 목적 층으로 이동시켜주는 '안면 인식 시스템'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 운행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친환경 회생 에너지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전력 회생형 인버터를 활용하면 최대 64%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RE51 달성한 親환경 공장
현대엘리베이터 충주공장은 첨단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엘리베이터를 생산하는 공장답게 공정 상당 부분이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다. 공장 지붕은 물론 유휴 부지에도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 51%를 충당하는 친환경 팩토리이기도 하다. 2050년 RE100 목표 달성에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26년 앞선 2024년에 '미리' RE51을 구현한 것이다.
최첨단 엘리베이터로 인류를 편리하게 수직·수평 이동시켜 준 현대엘리베이터가 MIRI와 H-PORT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편리함'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충주=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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