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절반이 9억 넘었다

김영주 기자 2024. 7.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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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9억 초과 비중 94.6% 1위
용산 94.4%·강남구 92.9% 順
작년 하반기 대비 55.7% 늘어
가격대별 거래 중 가장 많이 증가
거래 5채중 1채는 15억원 이상
통계이래 1~5월 기준 역대최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 근처 반포한강공원에 놀러 나온 시민들 너머로 서울 아파트들이 보인다. 뉴시스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3년 5개월(2021년 1월 5769건) 만에 5000건을 돌파한 가운데 2024년 상반기 서울 9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16일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직방(대표 안성우)이 발표한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가 총 2만3328건이 거래된 가운데 53.1%(1만 2396건)가 9억 원 초과 거래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저리 대출상품 출시와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매수세를 자극하며 3월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후 거래량이 계속 증가하며 9억 원 초과 거래는 6월 한 달 동안 2976건으로 전체 거래의 58.4%를 차지했다. 새 아파트 선호와 고급주거지의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며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에 쏠림 현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95%가 9억 원 이상 = 이날 직방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서울 9억 원 초과 거래 건수는 1만2396건으로 지난해 하반기(7964건) 대비 55.7% 증가하며 가격대별 거래 구간 중 가장 많이 늘었다. 6억 원 초과 9억 원 이하는 37%, 3억 원 초과 6억 원 이하는 21.2% 증가했다. 반면 3억 원 이하의 거래 비중은 15.3% 감소했다. 거래량이 늘며 거래가격이 상승했고, 절대적인 서울 아파트의 가격수준이 높아진 탓이다.

자치구별 9억 원 초과비중은 서초구 94.6%, 용산구 94.4%, 강남구 92.9%, 성동구 89.7%, 송파구 87.8% 순으로 해당 지역 내 대부분의 아파트가 9억 원이 넘는 거래였다. 이 중 15억 원 초과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서초구 79.6%, 강남구 73.7%, 용산구 67.5%, 송파구 51.5%로 강남권역 위주로 고가아파트 거래가 많다.

15억 원 초과 거래가 많았던 단지로는 서초구의 반포자이 59건, 래미안퍼스티지 46건, 아크로리버파크 43건, 래미안리더스원 37건, 반포리체 33건이 있다. 모두 역세권에 대단지, 우수한 학군을 갖춘 지역 내 대표적인 랜드마크 단지다. 강남구는 도곡렉슬 53건, 래미안블레스티지 44건, 개포래미안포레스트 38건 등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한편 용산은 한가람 44건, 강촌 17건 등 이촌동 내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 위주로 거래가 많았다. 뛰어난 한강 접근성과 이촌동이라는 입지적 장점이 거래가격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매매거래는 4개월 연속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DSR스트레스 2단계 정책 시행이 9월로 연기되는 등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갈아타기 수요 증가, 고가주택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9억 원 초과를 넘어선 15억 원 초과 주택 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특히 입지적 여건이 우수한 강남권역 또는 마포, 용산, 성동 등 선호 지역 및 단지 위주로 거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9월 DSR스트레스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고 최근 매매수요 증가로 인한 호가 상승으로 매도-매수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7월 거래량이 6월을 넘어설지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채 중 1채는 15억 원 이상 = 한편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1채는 거래가가 15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억 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6채는 전용면적 85㎡ 이하로, 중소형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이날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8830건을 분석한 결과, 15억 원 이상 거래는 전체의 19.9%에 해당하는 374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5채 중 1채는 15억 원이 넘는다는 의미로,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비중 면에서 1∼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2006∼2018년(1∼5월 기준)만 해도 서울에서 15억 원 아파트 거래 비중은 10% 미만이었으며, 2019년 10.5%를 기록한 이래 2020년(6.2%)을 제외하고 줄곧 10%대를 유지했다. 2021년 16.6%, 2022년 18.1%, 2023년 17.4%를 각각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0%에 육박한 수준까지 커진 것이다. 올해 들어 15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이 늘어난 데 대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가 자산’ 수요층인 자산가들의 경우 고금리 속에 오히려 유동성이 늘었는데 이들이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15억 원 이상 거래가 늘어난 것”이라며 “15억 원 이상 대출을 규제한 과거와 달리 대출이 허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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