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절반이 9억 넘었다
용산 94.4%·강남구 92.9% 順
작년 하반기 대비 55.7% 늘어
가격대별 거래 중 가장 많이 증가
거래 5채중 1채는 15억원 이상
통계이래 1~5월 기준 역대최대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3년 5개월(2021년 1월 5769건) 만에 5000건을 돌파한 가운데 2024년 상반기 서울 9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16일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직방(대표 안성우)이 발표한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가 총 2만3328건이 거래된 가운데 53.1%(1만 2396건)가 9억 원 초과 거래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저리 대출상품 출시와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매수세를 자극하며 3월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이후 거래량이 계속 증가하며 9억 원 초과 거래는 6월 한 달 동안 2976건으로 전체 거래의 58.4%를 차지했다. 새 아파트 선호와 고급주거지의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며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에 쏠림 현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95%가 9억 원 이상 = 이날 직방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서울 9억 원 초과 거래 건수는 1만2396건으로 지난해 하반기(7964건) 대비 55.7% 증가하며 가격대별 거래 구간 중 가장 많이 늘었다. 6억 원 초과 9억 원 이하는 37%, 3억 원 초과 6억 원 이하는 21.2% 증가했다. 반면 3억 원 이하의 거래 비중은 15.3% 감소했다. 거래량이 늘며 거래가격이 상승했고, 절대적인 서울 아파트의 가격수준이 높아진 탓이다.
자치구별 9억 원 초과비중은 서초구 94.6%, 용산구 94.4%, 강남구 92.9%, 성동구 89.7%, 송파구 87.8% 순으로 해당 지역 내 대부분의 아파트가 9억 원이 넘는 거래였다. 이 중 15억 원 초과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서초구 79.6%, 강남구 73.7%, 용산구 67.5%, 송파구 51.5%로 강남권역 위주로 고가아파트 거래가 많다.
15억 원 초과 거래가 많았던 단지로는 서초구의 반포자이 59건, 래미안퍼스티지 46건, 아크로리버파크 43건, 래미안리더스원 37건, 반포리체 33건이 있다. 모두 역세권에 대단지, 우수한 학군을 갖춘 지역 내 대표적인 랜드마크 단지다. 강남구는 도곡렉슬 53건, 래미안블레스티지 44건, 개포래미안포레스트 38건 등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한편 용산은 한가람 44건, 강촌 17건 등 이촌동 내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 위주로 거래가 많았다. 뛰어난 한강 접근성과 이촌동이라는 입지적 장점이 거래가격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매매거래는 4개월 연속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DSR스트레스 2단계 정책 시행이 9월로 연기되는 등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갈아타기 수요 증가, 고가주택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9억 원 초과를 넘어선 15억 원 초과 주택 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특히 입지적 여건이 우수한 강남권역 또는 마포, 용산, 성동 등 선호 지역 및 단지 위주로 거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9월 DSR스트레스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고 최근 매매수요 증가로 인한 호가 상승으로 매도-매수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7월 거래량이 6월을 넘어설지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채 중 1채는 15억 원 이상 = 한편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1채는 거래가가 15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억 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6채는 전용면적 85㎡ 이하로, 중소형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이날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8830건을 분석한 결과, 15억 원 이상 거래는 전체의 19.9%에 해당하는 3744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5채 중 1채는 15억 원이 넘는다는 의미로,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비중 면에서 1∼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2006∼2018년(1∼5월 기준)만 해도 서울에서 15억 원 아파트 거래 비중은 10% 미만이었으며, 2019년 10.5%를 기록한 이래 2020년(6.2%)을 제외하고 줄곧 10%대를 유지했다. 2021년 16.6%, 2022년 18.1%, 2023년 17.4%를 각각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0%에 육박한 수준까지 커진 것이다. 올해 들어 15억 원 이상 거래 비중이 늘어난 데 대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가 자산’ 수요층인 자산가들의 경우 고금리 속에 오히려 유동성이 늘었는데 이들이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15억 원 이상 거래가 늘어난 것”이라며 “15억 원 이상 대출을 규제한 과거와 달리 대출이 허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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