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부통령은 '강경보수' JD밴스

한경제 2024. 7. 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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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JD밴스 의원이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부통령으로는 강경 보수파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이 선출됐다. 피격 사건 이후 오히려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주식 시장에서는 이를 반영해 이른바 ‘트럼프 관련주’가 급등했다.

 ○공식 후보 된 트럼프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의 첫날 행사인 대의원 대상 호명 투표에서 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대의원 2400여명 가운데 플로리다주 투표 때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필요한 과반 득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에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차기 정부 국정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을 지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랜 고심 끝에 부통령직 적임자로 밴스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UPI연합뉴스)

그동안 외신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충성할 인물을 부통령으로 지명할 것이란 전망을 주로 내놨다. 재임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배신’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캠프 책사들은 부통령 후보가 트럼프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과 복종하려는 태도 그리고 트럼프가 선호하는 ‘중앙정계 엘리트 출신’의 면모를 겸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부통령 후보로) 네 명 또는 다섯 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의 지명 이후 트럼프 선거 캠페인은 ‘트럼프-밴스 2024’라는 브랜드를 내건 60초짜리 광고를 공개했다.

 ○밴스, ‘네버 트럼프 가이’에서 ‘트럼프 충성파’로

작년부터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밴스 의원은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불법 이민 차단, 기후위기 평가절하, 우크라이나전쟁 조기 종식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부분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밴스 의원은 한때 트럼프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자신을 ‘네버 트럼프 가이’(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소개할 정도였지만 정계 진출을 모색하면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2018년부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며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친구가 됐다. 2020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2022년 9월 JD밴스 상원의원(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과 함께 연단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올해 39세인 밴스 의원은1984년 오하이오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부모의 이혼, 가난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이라크 파병 등 군 복무를 거쳐 예일대 로스쿨을 나온 뒤 변호사, 벤처 캐피털 기업인을 거쳐 연방상원의원까지 올라갔다. 러스트벨트 미국인들의 상실감을 파고든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는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밴스 의원의 이런 이력을 열거하며 “향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밴스 의원이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주 등지의 노동자 및 농민들에 강도 높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베테랑 전략가 스콧 리드는 “밴스는 트럼프가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의 파란 벽(민주당)을 넘고 백악관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했다.

부통령 후보로 JD밴스 의원을 지목한 것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병대원 출신, 가난한 성장 과정을 부각함으로써 중요한 경합주인 중서부 산업지대에서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밴스 의원이 당선될 경우 1952년 이래 최연소 부통령이 된다.

 ○트럼프 수혜주 급등

피격 사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15일 주식시장에서는 우려와 달리 혼란이 없었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지수가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가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불러올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시장은 판단했다.

15일 상승 마감한 S&P500지수(사진=블룸버그 통신)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미디어는 31.4% 급등했다. 트럼프미디어에 기술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럼블 역시 20% 이상 뛰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영향으로 테슬라 역시 1.8% 올랐다. 비트코인은 5% 이상 급등해 6만400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방산, 에너지, 건강보험 등의 업종에도 훈풍이 불었다. 엑손모빌(1.7%), 셰브런(1.6%), 유나이티드 헬스(0.8%) 등이 상승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는데 202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다.

TD증권의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인 마크 맥코믹은 “시장은 선거에 대해 신경을 덜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물가지수 등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최근 경제지표를 훨씬 더 즐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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