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작가가 35년만에 다시 바다를 그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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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이춘환(68)은 '산의 작가'로 불린다.
하지만 그의 근원은 바다였다.
한지를 덧바른 캔버스에 싸리나무를 엮은 붓을 직접 만들어 추상화처럼 바다를 표현해냈다.
소용돌이치는 듯 물결이 거칠게 산란하는 분홍빛 바다 그림 앞에서 그는 "이순신의 명량해전이 있었던 울돌목의 바다를 그렸다. 잔잔한 날에 찾아가도 기괴한 소리가 난다. 조금만 멀리 서서 바라보면 그 바다가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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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바다 빛을 화폭에
하지만 그의 근원은 바다였다. 고향 완도 섬마을의 풍경을 더이상 그리지 못하게 된 건 35년전 동생을 바다에서 잃은 상처 때문이었다. 밤의 달빛이 바다에 쏟아지는 황홀한 풍경을 결국 다시 그리기 시작한 건, 고통 뒤의 성숙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 싶어서였다. 한지를 덧바른 캔버스에 싸리나무를 엮은 붓을 직접 만들어 추상화처럼 바다를 표현해냈다. 황홀한 바다의 빛을 담은 연작은 ‘사유’다. 작가는 “만져봐도 좋다. 대신 가까이 서서 오랫동안 음미해달라”고 말했다.
서정아트는 12일부터 8월 16일까지 이춘환 작가의 개인전 ‘사유(思惟)’를 개최한다. 자연에서 얻은 영감에 한국적 색감을 더해 완성된 ‘사유’ 시리즈를 비롯한 신작 15점을 공개한다. 11일 만난 작가는 “추사 김정희를 가장 존경한다. 난초 한 폭을 그려놓고 하늘의 이치를 다 담았다고 했던 화가다. 그렇게 맑고도 깊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유’의 근간이 된 작업은 옛 작업 ‘빛+결’이다. 40여년 전 초기에 매달렸던 이 작업을 발전시켜 오늘에야 완성시켰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평선을 화폭에 담아내 보는 이에게 편안한 감정을 선사한다. 잔잔한 풍경 안에서도 추동하는 색채의 미묘한 떨림, 여러 층의 물감이 겹겹이 쌓인 색채를 타고 전해지는 전율, 그리고 일관된 레이어로 층위를 이루는 마티에르가 특징이다. 소용돌이치는 듯 물결이 거칠게 산란하는 분홍빛 바다 그림 앞에서 그는 “이순신의 명량해전이 있었던 울돌목의 바다를 그렸다. 잔잔한 날에 찾아가도 기괴한 소리가 난다. 조금만 멀리 서서 바라보면 그 바다가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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