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시민 70%, 반도체 국가산단 재생에너지 발전 원해”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경기 용인 시민 10명 중 7명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원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원하는 주 이유로는 기후위기 대응과 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 자급화 등 경제적 요인을 꼽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용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3.4%가 반도체 국가산단 내에 건설할 발전소를 재생에너지원으로 계획하는 데 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찬성하는 이유(1+2순위 복수 응답)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60.2%)’가 가장 높았다. 뒤이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31.5%)’,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고 국내 생산할 수 있어서(28.9%)’, ‘경기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27.1%)’ 순이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응답자의 이유(1+2순위 응답)로는 ‘설치 시 자연환경 훼손이 우려되어서(58.7%)’, ‘폐기 시 해로운 중금속이 나온다고 들어서(33.8%)’ 등 환경 훼손과 오염에 대한 우려가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그린피스가 지난달 3일~12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용인시 기흥·수지·처인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용인시 반도체 국가산단 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에 대한 수용성 조사를 벌인 결과다.
용인 시민들은 대체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선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만, 이를 위한 신규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건 모르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남사읍에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대규모 첨단시스템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건설이 계획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4.4%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전력 공급 목적으로 용인시 내에 LNG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0.0%만이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용인시 처인구 710만㎡ 일대에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을 2042년까지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 산자부가 개최한 제4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는 해당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LNG 발전소 6기(3GW)를 건설하겠다고 공식화했다.
LNG발전소는 LNG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시설로,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환경 친화성 등을 이유로 LNG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 시민 3명 중 2명은 LNG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질문에서 ‘주변 지역 주민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답한 응답은 65.1%, ‘기후 및 주변 지역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54.4%로 조사됐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용인 시민들이 기후, 경제, 건강 측면에서 LNG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원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정부는 시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정밀한 전력 수요 예측을 통해 지역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력 수급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린피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국가산단으로의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싱크탱크 넥스트,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가 공동 개발한 ‘국내 태양광 발전 잠재량 지도’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의 육상 및 옥상 태양광 잠재 설비 용량은 각각 11.04GW, 1.22GW다.
용인시 내에 발전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잠재량이 국가 산단 내 계획된 LNG발전소 6기의 설비용량의 4배에 이른다. 그린피스는 “비록 발전소 효율과 재생에너지 간헐성 등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하지만 정부의 전력 공급 계획에는 국가산단 인근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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