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無면접이지만 코치는 절차대로'...첫 공식 일정 손 댄 홍명보 대표팀 감독

권수연 기자 2024. 7. 1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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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신임 사령탑이 새로운 코치 선임을 위해 첫 공식 일정에 나섰다. 행선지는 스페인이다.

홍 감독은 지난 15일 오전 9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며 본격적인 대표팀 윤곽 잡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 날 홍 감독은 출국 전 취재진 앞에 섰다. 홍 감독은 선임 직후인 지난 10일 울산 HD 감독으로 마지막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 현장에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으로 입장을 전하는 것은 해당 기자회견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출국을 앞두고 "이번 유럽 출장의 핵심은 앞으로 2년 반 동안 (대표팀을 이끌) 외인 코치 선임"이라며 "축구에 대한 비전, 철학,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까지 감독인 제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직접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 5일 자택을 직접 찾아온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에게 외인 감독에 뒤쳐지지 않는 충분한 보수와 외인 코치 2명 선임 등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홍 감독은 "현대 축구에 대한 핵심은 '코치 분업화'다"라며 "얼마나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끌어낸 극대화할지가 제 몫이다. 제가 직접 보고 판단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축구협회는 "홍명보 울산 전 감독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내정했다"는 공식 발표를 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간 두 명의 임시 감독(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김도훈 전 감독) 체제를 거치며 줄곧 공석이었다.

이후 제시 마시 현 캐나다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수많은 외인 후보군의 이름이 공석 위를 떠돌았다. 그러나 5개월 동안 진전된 부분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로 인해 정해성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후 이임생 이사가 전권을 위임받았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이임생 이사는 외인 후보군이던 거스 포옛, 다비트 바그너 감독의 면접을 보겠다고 유럽으로 출국한 뒤 돌아와 지난 5일 홍명보 감독의 자택을 조용히 방문했다. 

이후 이 이사가 홍 감독에게 정식 선임 과정이 아닌 '면접'이 아닌 '부탁'을 했음이 드러나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한국행에 대한 의지가 있던 외인 감독들을 팽개치고 K리그 팀을 맡은 현직 감독을, 그것도 시즌 중반에 빼가는 작태가 기어이 벌어졌다. 축구팬들은 큰 분노를 금치 못했다. 더군다나 해당 감독은 그간 언론을 통해 매우 강경하게 "대표팀 감독에 가지 않겠다" "(대표팀 감독 내정설이) 불쾌하다"고 피력한 홍명보 감독이었다. 

여기에 선임을 발표한 날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축구협회 내부의 빈약한 행정처리와 부진한 협상력, 일부 무능한 관계자들의 폐쇄적 사고방식 등을 모두 폭로하며 여론은 완전히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여기에 이천수, 이동국, 조원희, 박지성, 이영표 등 한국 축구계를 이끌었던 대표팀 출신 선배들이 작심 발언을 던져 박 전 위원의 폭로에 힘을 실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이처럼 비상식적인 선임 절차를 거쳐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은 공항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자신을 둘러싼 후폭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홍 감독은 "지난번 말씀드린대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어떻게 하면 강한 팀, 좋은 팀으로 만드느냐가 제 머릿속에 가장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많은 분들의 걱정과 기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제 인생 마지막 도전에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여론악화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어떤 축구를 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표팀이라는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팀"이라며 "그렇기에 예전 대표팀 경험을 비춰보더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꿀 수는 없다. 다만 우리 한국에 외적 문제 같은 부분은 금세 바꿀 수 있다. 규율 뿐만 아니라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그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며 언급했던 'MIK(Made In Korea)'철학을 재차 언급했다.

홍 감독은 "이번에 축구협회에서 발표한 'MIK'철학이 있는데, 향후 긴 호흡으로는 이 부분이 역시 굉장히 중요하지만 당장 앞에 있는 우리 팀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행선지는 현재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알려졌으나 귀국 일정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이 질문에 "일주일 정도 예상한다"며 "유동적으로 되어있는 상황이니 추후 협회를 통해 계획을 전하겠다"고 답했다.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한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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