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터센터기업에 2억달러… SKT, AI 광폭 행보

SGH와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
텔코 엣지 솔루션 개발 등 협력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앨토스에서 유영상(왼쪽) SKT CEO와 마크 아담스 CEO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T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앨토스에서 유영상(왼쪽 다섯번째) SKT CEO와 마크 아담스(〃 여섯번째) CEO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T 제공

'인공지능(AI) 컴퍼니' 도약을 꾀하는 SK텔레콤이 AI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인프라·서비스로 이어지는 'AI 밸류체인' 3대 영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분야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SK텔레콤은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주자 SGH에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향후 보통주 전환을 위해 약 10% 수준의 지분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SKT는 SGH와 AI 인프라 사업 영역서 힘을 합쳐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번 투자는 SKT의 AI 투자 중 최대 규모다. SKT는 지난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한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했다. SKT가 지난해부터 AI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3억 달러(약 4100억원)를 웃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SGH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이다.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수천·수만 개 GPU로 구성된 AI 클러스터 설계와 서버·랙·네트워크·스토리지 설치 및 성능 최적화, AI 클러스터 모니터링·유지보수 등 AI 클러스터의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 SGH는 산업 현장에 특화한 엣지 솔루션과 메모리 모듈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7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약 14억4000만달러(한화 약 2조원) 매출을 기록했다.

양사는 올해 협력 파트너십을 추가로 체결해 AI 데이터센터·엣지 AI·미래 메모리 솔루션 등 AI 인프라 사업 영역 전반에 걸친 협력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산업용 특화 엣지 솔루션에 통신 인프라와 AI를 접목한 '텔코 엣지 AI 솔루션' 개발에도 힘을 합친다.

그간 SKT는 지난해부터 AI 반도체·AI 인프라·AI 서비스까지 3대 영역에서 투자를 공격적으로 이어왔다.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1억달러)을 필두로 GPU 서비스 기업 '람다'(2000만달러), 생성형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1000만달러) 등 글로벌 AI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AI 반도체 영역에서는 사피온과 리벨리온 합병 추진을 통해 AI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고, SK하이닉스와도 협력한다. AI 인프라 영역은 SGH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람다와 GPU 공급을 통한 사업 협력, 국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AI 서비스 영역은 SKT의 핵심 서비스인 '에이닷'을 '글로벌 AI 비서'로 키우기 위해 앤스로픽과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하고, 퍼플렉시티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T는 최근 연이어 단행한 AI 투자와 협력을 통해 확보한 AI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멤버들과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영상 SKT CEO는 "SGH에 대한 투자와 협력은 AI 인프라 밸류체인에 대한 경쟁력을 공고히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AI 변혁의 시대를 맞아 선제적인 투자와 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수준 AI인프라 사업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