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결승만 2번 패배' 케인, "대표팀 은퇴 안 한다" -> "메시처럼 우승 해낼 것"
[OSEN=이인환 기자] "절대 은퇴 안하고 계속 우승 트로피 노린다".
잉글랜드는 지난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대회 결승전서도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에 패배했던 잉글랜드는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머무르며 역사상 첫 유로 제패의 꿈이 무산됐다.
지난 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 무관 기록도 깨지 못했다. 어느덧 58년째 트로피가 없는 잉글랜드다. 반면 스페인은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유로 정상에 올랐다. 동시에 통산 4번째 유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대회 최다 우승국으로 등극했다.
결승전만 봐도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기력이었다. 잉글랜드는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교체 투입한 콜 파머의 한 방으로 후반 27분 1-1 동점을 만들긴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스페인에 밀렸고, 결국 후반 41분 미켈 오야르사발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경기 패배로 인해서 해리 케인의 '무관 저주'는 이어지게 됐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기자 회견에서 "우승 트로피를 얻을 수 있다면 내가 개인적으로 얻은 모든 업적도 포기하겠다"라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역부족이였다.
스페인전 선발로 나선 케인은 패스 성공률 50%(5/10), 슈팅 1회, 경합 승률 28%(2/7)에 그쳤다. 주장이자 에이스임에도 불구하고 후반 16분 빠르게 올리 와킨스와 교체로 경기장을 떠나야만 했다. 케인은 벤치에서 고개를 떨군 채 동료들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케인은 "지금 우리 모두가 어떤 마음인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힘든 경기였다. 우리는 다시 경기에 뛰어들기 위해 잘했고, 고군분투했다. 늦은 실점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우리는 모든 토너먼트 경기에서 역전했다. 하지만 다음 단계를 밟지 못했고, 우승하지 못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린 전반에 고전했다. 공을 지킬 수 없었다. 후반이 더 좋았고, 골을 넣었다. 우리는 크로스에 당했고, 그게 결승전이다"라며 "기회를 놓쳤다. 결승전은 쉽게 오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너무 뼈아프다. 오래 남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현존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불리는 케인이지만 이날 결승도 패배하면서 아직도 우승 경험이 없다. 프리미어리그(PL)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잉글랜드 리그컵 준우승, 유로 준우승 등 2위 기록만 가득하다.
유독 결승전만 가면 약해지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치른 DFB-슈퍼컵까지 포함해 결승 무대를 6번 밟았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잉글랜드 현지 팬들이 그를 새가슴(bottler)라고 비난했던 이유다.
심지어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총 3골을 기록하며 다니 올모(스페인), 자말 무시알라(독일), 코디 각포(네덜란드), 조르지 미카우타제(조지아), 이반 슈란츠(슬로바키아)와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2023-2024 시즌 케인은 뮌헨 소속으로 44골 12도움을 터트리며 유러피언 골든슈, UCL 득점왕,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트로피는 하나도 손에 넣지 못하며 분데스리가 득점왕, UCL 득점왕, 유로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모두 준우승에 그치게 됐다.
스페인전도 패배하면서 유로 2연속 준우승에 그치자 케인이 대표팀서 그대로 은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케인은 뒤늦게 메이저 3연패를 달성한 '리오넬 메시'를 따라서 계속 대표팀에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영국 '텔레그레프'는 "케인은 국가 대표팀에서 은퇴를 할 마음이 없다. 그는 메시처럼 잉글랜드서 버티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꿈꾸고 있다"라면서 "케인은 다시 대표팀서 활약할 준비가 됐다. 그는 9월 A매치서 복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케인은 자신의 SNS에 "준우승해서 너무 아쉽다.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고 먼지를 털고 다시 싸우겠다.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라면서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다시 일어나겠다"라고 다짐을 남겼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