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회원국, 헝가리 주재 행사에 '보이콧'…"의장국 지위 무책임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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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순회의장국을 맡는 헝가리 주최 주요 회의 등에 대해 사실상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15일(현지시각)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근 헝가리가 의장국 임기 시작을 알리는 사건들을 고려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헝가리가 주최하는) 비공식 회의에 고위 공무원만 집행위 대표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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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외무장관 회담 개최해 헝가리 무시 예정"
헝가리 "EU, 정치적 목적 위해 제도 장치 이용"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순회의장국을 맡는 헝가리 주최 주요 회의 등에 대해 사실상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친(親)러시아 성향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EU 집행위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러시아, 중국 등을 만난 데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다. 이에 헝가리 측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15일(현지시각)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근 헝가리가 의장국 임기 시작을 알리는 사건들을 고려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헝가리가 주최하는) 비공식 회의에 고위 공무원만 집행위 대표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공식 회의는 의장국이 수시로 회의를 개최하는 분야별 장관회의로, 통상 국무위원에 해당하는 집행위원이 참석한다. 헝가리가 의장국을 맡는 동안 집행위원들은 이 회의에 불참하겠다며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집행위가 고위 공무원을 회의에 파견함으로써 헝가리에 'EU 의장국 지위를 무책임하게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폴리티코는 "EU 외무장관들이 오는 8월28~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 주최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해 헝가리를 무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EU집행위 결정에 헝가리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졸탄 코바치 헝가리 대통령 대변인은 이 같은 EU집행위 결정이 정치적 편견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에 "사적·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이용하고, 이념적·정치적 동기를 위해 집행위의 역할을 무시했다"고 적었다.
야노스 보카 헝가리 EU 담당 장관도 엑스에 글을 올려 "(EU집행위)가 협력하고자 하는 기관이나 회원국만을 골라낼 수 없다"며 "모든 집행위 결정은 이제 정치적인 고려에만 기초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EU 차원에서 이 같은 반(反)헝가리 행보는 친(親)러시아 성향 오르반 총리가 충분한 협의 없이 EU 순회의장국으로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을 차례로 방문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EU는 헝가리의 순회의장국 지위 박탈을 거론하는가 하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순회의장국이 EU를 대표해 외교를 펼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8~9일 열린 산업장관 회의에는 20개 회원국 장관과 EU 집행위원이 불참하는 등 EU와 회원국 상당수는 헝가리에 반대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외교전문(外交電文)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이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EU에 타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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