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수들 힘 잘 빼고, 공 처리 능력 좋아” 선수-감독도 느꼈다!日 2진급 내보냈는데 역전패, ‘성장 과정’ 韓 남자배구 시간이 필요해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7. 1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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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수들은 힘도 잘 빼고, 공 처리 능력도 좋더라.”

이사니에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 일본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5-20, 19-25, 22-25, 13-15)으로 역전패했다. 1, 2세트를 먼저 가져왔지만 3, 4, 5세트를 내리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배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배구에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아시아 남자배구 최초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FIVB 랭킹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일본은 2위, 한국은 28위. 이번에는 파리올림픽 준비로 인해 다카하시 란, 이시카와 유키 등 주축 멤버들이 모두 빠졌고 다가오는 시즌 V-리그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는 필립 블랑 일본 대표팀 감독도 오지 않았다. 심보 코이치로 감독이 대회 지휘봉을 잡았다.

2진 혹은 3군급의 멤버를 데리고 온 일본에 패했다. “한국 남자배구는 성장 중이다”라고 라미레스 감독은 말했지만, 어쩌면 한국 남자배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고 봐도 된다.

물론 한국 대표팀도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춘 상황은 아니다. 한선수(대한항공), 신영석(한국전력) 등이 빠지며 세대교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중심이 되어야 하는 정지석(대한항공)도 부상으로 오지 못했다. 또한 대회 명단에 포함된 박창성(OK금융그룹)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우며 임동혁(국군체육부대)도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느라 볼 훈련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황택의(상무)도 허리와 무릎 통증으로 일본전을 교체로만 소화해야 했다.

그렇다면 한국 선수들과 라미레스 감독이 본 일본전의 패배 원인은 무엇일까.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미들블로커 차영석(현대캐피탈)은 “점수를 내야 할 때 내지 못했다. 일본은 디펜스가 좋다. 공 처리 능력도 우리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더 연습해야겠다고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세터 한태준(우리카드)은 “3세트부터 일본이 다른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 우리는 거기에 대처를 하지 못했다. 또 힘을 잘 뺀다. 급한 상황이 오더라도 툭툭 득점을 만들어 낸다. 우리도 그런 게 필요하고, 더 연습해야 한다”라며 “국내 미들블로커 형들과 리딩 능력이 다르다. 상대 미들블로커에 대한 블로킹 타이밍과 속도가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상대 팀의 정보와 영상이 따로 없었다. 1, 2세트 상대 플레이에 집중을 했는데, 3세트부터 일본 세터가 플레이를 바꾸더라. 또 2세트 우리 선수들이 긴장을 늦췄다. 3세트부터 기세가 일본으로 넘어갔다”라며 “지금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이제 호주전을 준비하겠다. 선수들은 잘했다”라고 했다.

지금은 승리도 승리지만, 패배 속에서 과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라미레스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배구는 퍼즐이다. 승리라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 조각, 한 조각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서브다. 한국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어디든 넣을 수 있는 서브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미스를 할 수도 있다. 지금은 강한 서브를 통해 리시브를 흔들어야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구다”라고 한국 남자배구가 보여야 할 이상적인 배구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어쩌면 제천에서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한국 남자배구지만, 지금의 시련을 발판삼아 아시안게임 노메달 충격에서도 벗어나고 24년 동안 근처에도 가지 못한 올림픽 출전의 꿈도 이뤄야 한다. 배구협회는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플랜대로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라미레스 감독을 신뢰하고 있다.

이 패배를 교훈 삼아 다음 만남에서는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은 16일 호주와 대회 세 번째 경기를 가진다. 17일에는 중국과 마지막 경기를 소화한다. 대회 종료 후 18일과 19일에는 일본 대표팀과 제천체육관에서 두 번의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제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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