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지적받은 농협금융, 이석준 회장 운명은
이석준 회장·이석용 행장 연말 임기 만료
지배구조 모범관행 적용 첫 사례 '촉각'
농협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개선에 나서면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까닭이다.
금융권에선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정조준했고 올초 농협중앙회 회장이 교체된 만큼 지주 회장 자리도 변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다만 과거 '2+1' 임기를 보장한 사례가 있다는 점은 변수다.
여기에 농협금융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 CEO도 이석준 회장과 함께 임기를 마칠 예정이라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금감원 검사에 승계절차 개선하는 농협금융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금융권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했고, 올 상반기 이행계획을 제출받아 점검을 진행했다.
금융권이 제출한 이행계획에 따르면 현 CEO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들은 CEO 임기만료 1~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를 위한 회장추천위원회 등을 가동한다. 하지만 기간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촉박하게 진행됐던 경우도 있었는데 관련 불확실성을 없애겠다는 의미다. ▷관련기사: 은행장 임기만료 석달 전 승계절차 개시…자격요건은 아직(5월26일)
이 같은 상황에서 금감원은 올 4월부터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정기검사를 진행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간 인사교류 등 지배구조 문제를 들여다보는 게 핵심이었다.
특히 올 들어 농협은행에선 3건의 직원 배임 사고 등이 드러났다. 이 역시 농협금융 특유의 지배구조 문제 탓이라는 게 금감원이 지적하는 주요 내용이었다.
금감원이 농협금융을 정조준한 만큼 금융지주 가운데 선제적으로 CEO 선임 절차 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검사 결과를 종합하진 않은 가운데 검사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맞춰 세부항목을 이행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보면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그 전까지 승계절차 개선을 위한 이사회 규정 변경을 해야 한다"며 "현재 규정 변경 추진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석준 회장·이석용 행장 동반 교체될까
금융권에선 금감원이 농협금융 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농협금융 역시 경영승계절차 개선에 나서면서 농협금융 CEO들의 교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인물은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이석용 농협은행장, 윤해진 NH농협생명 사장 등이다.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경제 관료 출신들이 회장으로 취임해 지주를 이끄는 경우가 많았다.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이석준 회장 역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재부 2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석준 회장 내정 당시 금융권에선 손병환 당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선 캠프 출신인 이석준 회장이 급부상하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이석용 행장과 윤해진 사장 등은 이석준 회장 취임과 함께 합을 맞춘 인사들이다. 당시 농협금융 임추위는 관료 출신 회장과의 의사소통과 시너지 창출을 강조하며 이석용 행장과 윤해진 사장을 추천했다. ▷관련기사: 이석준 체제 앞둔 농협금융…계열사 CEO 세대교체(22년 12월22일)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에서 올 들어 3건의 금융사고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석준 회장이 교체될 경우 함께 취임했던 인사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금감원이 농협중앙회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한 농협금융 지배구조 개선에 중점을 뒀고, 과거 김용환 회장과 김광수 회장이 2+1년 임기를 보장받았던 사례가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석준 회장은 올 연말 임기 2년째를 맞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농협금융 지배구조를 타깃으로 삼고 검사를 진행했고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후 주요 금융지주가 회장 교체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농협금융도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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