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페업자 100만명 육박...트럼프 피격에 희비 엇갈린 주가 [한강로 경제브리핑]

김수미 2024. 7.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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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폐업자 100만명 육박 ‘역대 최대’

지난해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업을 하다 문을 닫은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 수도 1년새 2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연간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 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이 큰 폭으로 늘었다. 15일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천487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생선가게에 폐업 안내가 적힌 스티로폼이 놓인 모습. 연합뉴스
15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86만7292명)보다 11만9195명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사업 부진 외에 폐업 사유로는 양도·양수(4만369건), 법인전환(4685건), 기타(45만1203명) 등이 있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업 폐업이 27만65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21만7821명), 음식업(15만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다. 부동산임대업(9만4330명), 건설업(4만8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자도 많았다.

폐업 신고 증가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내수 부진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위기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정부 지원금이 상당 부분 중단되면서 그동안 잠재됐던 폐업신고가 더해진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진 등에 따라 장사를 접은 후 재기하거나 취업하지 못하고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 수도 1년새 20% 넘게 증가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91만8000명)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2만1000명)과 비교해 23.1% 급증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한 후 불끈 쥔 주먹을 공중으로 치켜들며 지지자들에게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버틀러=AFP연합뉴스
◆트럼프 피격에 방산주·대북경협주 ‘상승’

지난 13일(현지시간) 불거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사건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종목별 희비가 갈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에 따라 방산주와 원자력발전 등 관련주들이 상승했다. 반면 그의 공약 중 하나인 전기차 보조금 폐지의 현실화 우려 여파로 2차전지주는 하락 마감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3.92포인트(0.14%) 오른 2860.92에 보합세로 마감했지만, 방위산업(2.38%)과 남북 경협(2.54%), 원전(1.54%) 등 일부 테마주는 상승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미 대선 토론 직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이 높아지자 방산, 하드웨어 등 실적 추정치가 양호한 수출주의 수익률이 개선됐다”며 “‘트럼프 수혜주’인 방산, 제약, 에너지, 원전 등에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이 없는 업종, 대표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등은 투자에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미 대선 후보 피습이라는 특수성에 힘입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방력 강화 및 원전 확대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3.89%)과 삼성SDI(-0.66%) 등 2차전지 관련 주들은 하락 마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뉴욕사무소 명의로 배포한 보고서에서 “이번 사건으로 (뉴욕)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상존하게 됐다”며 “특히 미 장기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달러화 강세로 엔화를 뺀 아시아 지역 통화의 상대적 약세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금리 내리기 전에” 예·적금으로 몰리는 돈

지난달 시중 통화량이 전월보다 9000억원 늘어나 1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에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안전자산인 예·적금에 몰린 결과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5월 M2(광의통화, 평잔 기준)는 4014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9000억원 늘었다. 전월 대비 지난해 6월(0.3%) 반등한 뒤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인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한다. 통상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의미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금전신탁(-7조7000억원), 요구불예금(-7조2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6조3000억원)은 줄어든 반면, 정기 예·적금(+9조3000억원), 수익증권(+7조9000억원), 금융채(+5조9000억원)는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고점 인식과 은행의 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정기 예·적금이 증가했고 수익증권은 채권·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시에서도 당장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7조2311억원을 기록했다. 4일 53조449억원에서 5거래일 사이에 4조원 넘게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 놓은 일종의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었거나 매매한 뒤 찾지 않은 돈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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