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⑯ 추락하는 한국 레슬링, 그래도 희망은 있다

김경윤 2024. 7.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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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코로만형 97㎏급 김승준, 130㎏급 이승찬 단 두 명 출전권 획득
세대교체 실패로 소규모 대표팀 파견…8년 만의 메달 획득 도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승찬(왼쪽)과 김승준 [대한레슬링협회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레슬링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수모를 겪었다.

당시 레슬링 대표팀은 올림픽 개막을 4개월 앞두고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초대형 악재를 겪었고, 그 여파로 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 획득하는 데 그쳤다.

그러고는 결국 한국 레슬링은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9년 만에 '올림픽 노메달'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도쿄 올림픽은 추락의 시작점에 불과했다.

유망주 발굴과 세대교체에 실패한 한국 레슬링은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났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2개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도 따지 못한 건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57년 만이었다.

레슬링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하거나 부상 악령에 시달리면서 속절 없이 추락했다.

오랜 기간 한국 레슬링의 간판으로 활약하던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는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2013년과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류한수 역시 파리 올림픽 아시아 쿼터 대회와 세계 쿼터대회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한국 레슬링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던 정한재는 파리 올림픽 예선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체중 감량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체급을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67㎏급으로 올렸다가 국내 선발전에서 류한수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30㎏급 간판 김민석도 부상 여파로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레슬링 국가대표 이승찬 [이승찬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추락을 막지 못한 한국 레슬링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도 단 두 명의 미니 대표팀을 파견하게 됐다.

한국은 지난 4월에 열린 파리 올림픽 아시아 쿼터대회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김승준(성신양회)과 130㎏급 이승찬(강원체육회)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 쿼터대회에선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 레슬링의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김승준은 세계랭킹 60위, 이승찬은 세계랭킹 22위로 각 체급 16명의 출전 선수 중 하위권에 속한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 국제대회 입상 경험도 없다.

그러나 레슬링인들은 희망의 끈을 놓는다. 특히 이승찬에게 큰 희망을 걸고 있다.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지 않은 만큼 전략, 전술이 노출되지 않았고 최근 페이스가 좋다는 것이 레슬링계의 평가다.

이승찬 역시 "반드시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해 위기에 빠진 한국 레슬링을 부활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레슬링의 살아있는 전설 미하인 로페스 [AFP=연합뉴스]

북한도 파리 올림픽에 레슬링 선수들을 파견한다. 총 5명이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리세웅과 여자 자유형 50㎏급 김선향, 53㎏급 최효경, 62㎏급 문현경, 68㎏급 박솔금이 출전한다. 남북 대결은 펼쳐지지 않는다.

이번 대회 레슬링 종목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는 선수는 '살아있는 전설' 미하인 로페스(41·쿠바)다.

로페스는 2008년 베이징, 2012 런던(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20㎏급),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대회에서 올림픽 4연패를 차지한 인물이다.

로페스는 도쿄 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파리 올림픽을 통해 5연패에 도전하겠다며 현역 복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승찬이 뛰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로페스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올림픽 역사상 개인종목에서 5연패를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된다.

올림픽 역대 단일종목 최다 연패 기록은 4연패이며 로페스를 포함해 총 5명이 달성했다.

파리 올림픽 레슬링 종목은 남자 그레코로만형 6개 체급, 남자 자유형 6개 체급과 여자 자유형 6개 체급을 합쳐 총 18개 금메달이 걸려있으며 현지시간으로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에펠탑 인근의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다.

이승찬과 로페스가 출전하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은 8월 5일과 6일, 김승준이 나서는 97㎏급은 8월 6일과 7일에 펼쳐진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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