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지역마다에 감지되는 문화의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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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우리가 공감하는 시대의 정의는 '문화의 시대'다.
공연장에서 좀처럼 흥을 내지 않던 우리 지역 평균적 문화마인드도 곧 무너질 것 같다.
머잖아 우리네 골목마다 '지역문화'가 피어날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지역문화 지킴이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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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우리가 공감하는 시대의 정의는 '문화의 시대'다. 하지만 문화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기본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하다.
문화란 원래 경제력과는 반대로 흐른다. 힘이 막강한 곳에서는 화려하지만 감동적인 문화의 기운은 적다. 우리의 문화도 그렇다. 힘 있는 곳에서 힘없는 곳으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뿐 아니다. 다수의 힘이든, 지식이든, 재화든, 풍족의 편에서 특정과 부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면 돈도 지식도 변변치 않은 소시민들의 문화 욕구는 누가, 어느 곳에서 풀어 주어야만 하는가.
그 화두를 풀기 위해서인지, 지자체들마다 문화도시 만들기에 적극적이다. 미술관과 문학관, 소극장, 커뮤니티 공간 등의 확충에 나서는가 하면 지역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 주제가 있는 공원, 쌈지마당, 생태환경의 하천 정비 등 문화 향유의 기회를 늘려가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민간 영역에서 지역의 문화 축 역할을 하는 지점과 공간들 주변으로 카페와 라이브 레스토랑 등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문화 하부 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문화 불모지라 불리던 지방의 문화지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기운은 또 있다. 공연장에서 좀처럼 흥을 내지 않던 우리 지역 평균적 문화마인드도 곧 무너질 것 같다.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 특유의 정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보다 공무원들이 먼저 나서고 있다. 지자체들마다 다양성을 전제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도입하는 한편, 지역별, 계층별, 분야별로 프로그램을 조직하고 있고, 문예회관과 예술의전당 등에서는 수준 높은 기획공연을 통해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풀어 주고 있다.
몇몇 지자체에서는 청소년 전용 공간도 계획하면서, 대학로와 비슷한 젊은이의 거리를 조성해 풍부한 산소와 젊음의 열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편리한 일상과 문화 체험의 매개 역할에 발 벗고 나섰다. 머잖아 우리네 골목마다 '지역문화'가 피어날 것 같다.
그러면 '문화 고속도로'만 깔려 있으면 그만인가. 이제부터가 걱정이다. 내용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말이다. 그것은 한두 평밖에 안 되는 지하 카페에서 작업하는 예술가, 무명의 화가, 젊은 연주가, 외로운 향토연구가들과 연계하는 개방된 만남의 장, 토론의 장의 유무와 직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민간에서 그런 운동을 하자는 목소리는 있지만 돈이 든다는 이유로 자꾸 관이 제공하는 문화프로그램에 편승하려고 한다. 물론 행정 부서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제 지역문화 지킴이가 나와야 한다. 문화운동 하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삼는 운동가들이 문화를 표방하며 지역에 들어서고 있는 문화공간에 새로운 불을 켜야 한다.
문화는 물건이 아니다. 사람이 만든 감동 덩어리이다. 그 감동은 문화공간보다는 문화 내용에서 나온다. 이제 창작인들이 나설 때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풍부한 지역문화라는 재료를 갖고 새로운 시대를 펼쳐야 할 때가 왔다. 공간이 부족하다, 돈이 없다는 말은 하지 말자. 실패한 것은 동기가 불순했고 뚝심이 부족한 탓이다.
돈 한 푼 없이도 그곳에만 가면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진정 그것이 이 시대 문화를 만드는 것 아닐까. 이정우 천안문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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