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돌풍' 설경구 "김희애, 42년간 그대로…현장서 아우라 대단해"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배우 설경구가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을 통해 30년 만에 드라마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돌풍'은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에서 3주 연속 1위에 올랐으며, 키노라이츠 7월 2주차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개봉 이후 1,800,000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이지리아·홍콩·인도네시아·카타르를 포함한 총 11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K-드라마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돌풍'은 정치판을 무대로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설경구는 부패한 정치권력을 청산하기 위해 기꺼이 손에 피를 묻히는 국무총리 박동호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극을 진두지휘했다.
그간 주로 스크린으로 활약했던 설경구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드라마 신인으로 임하게 된 소감과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주변에서 '드라마 찍을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이 받을 때마다 '작품이 좋으면 못할 거 없죠'라고 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망설여지기는 했어요. 영화와는 제작 환경이 다를 거라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죠. 드라마는 많은 양의 대사를 시간을 쪼개가며 소화해야 하는데 저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주춤하게 되더라고요. 여러 고민이 있던 중에 김희애 씨가 강력하게 푸시해 주셔서 해보자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돌풍'을 쓴 박경수 작가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글 잘 쓰기로 유명한 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특히 첫 장면부터 대통령을 시해한다는 게 충격이었어요. 그 뒤로는 탄력이 붙어서 사건들이 막 달리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면들이 극적으로 느껴져서 더 재미있었죠. 촬영에 들어가면서 저 혼자는 제작 기간을 길게 잡았는데 거의 6개월 만에 끝났어요. 너무 아쉬웠죠. 캐릭터에 너무 몰입해서 못 빠져나왔다기보다는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돌풍'은 등장인물들이 저마다의 정치적 신념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정쟁을 벌인다. 대립의 주축을 이루는 박동호와 정수진은 극이 진행되는 내내 뚝심 있게 자신의 소신을 밀고 나간다. 각자의 신념을 몰아붙이며 잠깐의 숨 쉴 틈도 주지 않으려는 듯 긴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자석의 양극처럼 좀처럼 붙을 수 없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이 압권이다. 특히 몰아치는 상황 속 치열하게 주고받는 심리 싸움이나 구강 액션이 '돌풍'의 매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촬영할 때는 모르는데 끝나고 나면 진이 다 빠져요. 에너지를 다 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한 장면을 위해 어마어마한 대사를 소화하는데 카메라 밖에 있더라도 서로 연기를 받아주거든요. 딱 내 부분만 연기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앵글 밖에서도 하이텐션을 이어가요. 거의 그 장면을 마스터하는 거죠. 김희애 씨가 그런 부분들을 특히 잘 조절해 줬어요. 연기 합이 좋았던 것 같아요."
김희애와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더 문'부터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보통의 가족'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함께했다. '돌풍'은 이들 작품 중 김희애와 가장 본격적으로 밀접한 관계 맺은 작품이다. 설경구는 덕분에 김희애의 작품에 대한 열정을 더욱 뜨겁게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희애 씨와 연기요? 제가 더 영광이죠. (데뷔 햇수) 42년 김희애가 괜히 '김희애'겠어요. 저는 30년이잖아요. 42년 동안 김희애 그대로인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하죠. 현장에서는 아우라가 대단한데 사석에서는 또 달라요. 함께 골프를 몇 번 쳤는데 빈틈도 많고 소녀 같더라고요. 골프공이랑 대화도 하고. 그런데 현장에 가면 김희애 만의 아우라가 나와요.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배우는 아마 없을 거예요. 조금이라도 빈틈이 안 생기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연기를 하더라고요. '진짜 연습벌레다' 싶었어요. 아마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을 거예요. 몸에 습관이 든 거예요."
1999년 영화 '박하사탕'에서 '나 돌아갈래'라는 명대사를 남기고는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그는 그해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청룡영화상과 춘사영화제에서는 남우주연상을 꿰찼다. 이후 '공공의 적', '오아시스', '감시자들', '실미도', '해운대' 등 수많은 작품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그는 어느새 30년 연기 경력을 쌓아 올리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갖춘 중견 배우가 됐다.
"요즘은 현장에 가면 대부분 제가 제일 연장자죠. '돌풍'에서는 제가 딱 중간이다 보니 너무 좋았어요. 어리광 부리고 그럴 나이는 아닌데 위아래로 끼어서 딱 중간이라 안정감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현장에서 만나는 후배들에게는 불편함이 들지 않게 하려고 나름 노력해요. 처음에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저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같이 술도 먹고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다 보면 편해지는 거죠. 결국은 나중에 불편했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또 그 나름대로 반갑고 좋아요. 친분 없는 선배라면 저라도 그럴 거 같아요. 가끔은 저를 향해 '선생님' 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진짜 싫어요. '오빠'나 '형'이 좋아요. 그런데 또 오빠라고 부르는 건 강요하는 것 같아서 애칭으로 '경구 선배'가 딱 좋은 것 같아요. 성을 붙이면 멀어 보이잖아요. 성을 빼고 불러주면 나름 위안이 돼요."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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