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요즘 애들'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기성세대가 보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요즘 애들'은 게으르고 자기중심적이며, 늘 어딘가 부족했다. 기원전 1700년 무렵 수메르 점토판에도, 고대 그리스 시대의 호메로스와 소크라테스도 젊은이들의 나약함과 버릇없음을 한탄했다. 젊은이들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탄식은 수천 년을 이어온 '불변의 현상'이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고 말하며 세대 갈등의 원인을 언급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대 간 인식은 변화한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은 많이 변해왔고, 계속해서 무서운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따라 적응해 온 세대 간 인식의 변화를 이해한다면, 기성세대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요즘의 젊은이'들을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어른 세대들이 미래에 대해 빠른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특성과 장점을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그들과의 원활한 소통 또한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출생한 '요즘 애들', MZ세대는 어릴 때부터 휴대용 디지털 기술에 접근해 성장한 최초의 세대로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며, '모바일 연결'에 익숙하다. 공정과 정의가 당연시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자라나 '자기주장', '수평적 소통', '빠른 보상', '사생활 중시'를 중요한 삶의 원칙 또는 보편적 가치로 생각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며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로,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어른 세대는 시대의 변화가 가져온,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개인 중심의 사회적 흐름'을 이해하고 개인의 가치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대 간 서로 다른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불린 3차 산업혁명에 이은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로봇공학, 가상현실(VR) 및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주도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본은 지능을 결합해 '연결'을 확대하는 것이다. 기술과 기술의 연결이 증가하고, 연결을 확대하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지능화되고 있다. 요즘 시대의 혁신이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새로운 창조와 시너지를 이뤄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최근 대학은 '연결'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을 갖춘 '융복합 기술인(Homo Convergence)'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으로 정립하고 교육체계를 혁신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속담을 당연한 말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산업과 산업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연결'을 통한 '새로운 창조'가 강조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3-4개 분야의 전문가, 적어도 2개 분야 이상의 전문가가 돼야 하는 가혹한 현실 앞에 놓여 있다. 몇 년 전 드루 질핀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졸업식에서 "여러분은 대학을 졸업한 후 여섯 번 이상 직업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직업구조가 변화하고 지식과 기술의 수명이 짧아짐에 따라 요즘 젊은 세대는 평생에 걸쳐 지속해서 지식과 기술을 새롭게 습득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성세대들이 가늠할 수 없는 세상이 우리 젊은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이다. 한 우물만 파며 열심히 살아온 우리 기성세대가 예측 불허의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가 살아온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강요할 수 없는 이유다.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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