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초대형 악재’ 선발 붕괴의 뼈아픈 나비효과…국민타자에 첫 승 안긴 파이어볼러, 결국 탈났다
[OSEN=이후광 기자] 선발야구가 무너진 두산 베어스가 결국 불펜 핵심 요원의 부상 이탈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경기가 없는 지난 15일 우완 필승조 요원 최지강을 돌연 1군 말소했다. 시즌 45경기 3승 1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2.61로 순항하던 뒷문지기를 왜 갑자기 전열에서 제외시킨 것일까.
두산 관계자는 “최지강이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며 1군 말소했다. 향후 병원 검진 크로스체크 이후 정확한 복귀 일정이 나올 전망이다”라고 비보를 전했다.
최지강은 올해 프로 3년차를 맞이한 23세의 젊은 투수다. 광주동성고-강릉영동대를 나온 그는 천신만고 끝 2022년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2경기 평균자책점 21.60(1⅔이닝 4자책)으로 프로의 쓴맛을 봤다.
2군에서 착실히 몸을 만든 최지강은 지난해 시범경기서 마침내 이승엽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4경기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하며 개막 엔트리 승선의 꿈을 이뤘다. 당시 이 감독은 “2군에서 좋은 보고를 받았다. 김강률의 부상 공백을 메울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최지강에게 필승조 역할을 부여했다.
최지강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이었던 4월 1일 잠실 롯데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이승엽호의 첫 승 투수라는 역사적인 타이틀을 얻은 순간이었다. 최지강은 기세를 이어 25경기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로 마침내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지강은 작년 마무리캠프와 올해 1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쳐 마침내 이승엽호의 필승조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시속 150km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와 대담함을 앞세워 뒷문을 든든히 지킨 결과 홀드 부문 전체 6위, 팀 내 1위를 질주 중이었다.
최지강은 지난해 25경기에 등판해 22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 시즌이 50경기 이상 남은 시점에서 벌써 45경기에 41⅓이닝을 책임졌다. 7월 들어서는 이승엽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 7월 3일 롯데 자이언츠전, 10일 KT 위즈전, 13일 삼성 라이온즈전밖에 나서지 않았는데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최지강의 부상은 두산의 선발야구 붕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두산의 올 시즌 불펜 소화 이닝은 391이닝으로, 리그 압도적 1위다. 2위 SSG 랜더스(368⅔이닝)과 20이닝 이상 차이가 난다. 반대로 선발진의 평균자책점(5.10), 이닝(432⅔이닝)은 8위, 팀 퀄리티스타트(29회)는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로 기록을 좁히면 리그 9위(4회)로 순위가 더 떨어진다.
두산은 올해 최지강을 비롯해 이병헌, 김택연이라는 젊고 막강한 필승조를 구축했다. 외국인투수 2명의 부진과 방출, 4, 5선발의 잇따른 부진에도 이들이 있어 2위 싸움을 계속 펼칠 수 있고 있는 두산이다. 세 선수는 이승엽 감독이 꼽은 전반기 MVP이기도 한 터.
두산은 체력 저하가 불가피한 여름이 돼서도 선발야구를 부활시키지 못하면서 불펜이 과부하를 거듭했고, 이는 뒷문의 핵심 요원인 최지강이 최소 열흘 동안 이탈하는 새드 엔딩으로 이어졌다.
결국은 선발진이 안정을 되찾아야만 높은 순위와 더불어 불펜에 자리한 모든 투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새 외국인 듀오 조던 발라조빅-시라카와가 빠르게 리그 적응을 마치고, 곽빈, 최원준이 기복을 줄이는 게 급선무이며, 브랜든 와델이 부상에서 돌아와 알칸타라가 떠나 공석이 된 1선발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끌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발투수들은 많으면 5일, 적으면 4일을 쉬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집중해서 던질 필요가 있다. 불펜진이 뒤에서 잘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뒤 투수들을 믿고 본인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에너지를 마음껏 쏟아 부었으면 좋겠다. 제구력이 안 좋은 투수는 길게 쓸 수가 없다”라고 선발진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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