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한국은 좁다"… 글로벌 공략 나선 K저가커피

김서연 기자 2024. 7. 1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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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 저가커피 전성시대] ③필리핀·몽골서 기지개… 미주·유럽은 '신중'
[편집자주] 고물가에 '1500원' 커피가 주류 프랜차이즈로 떠올랐다. 점보 사이즈 용량, 테이크아웃 전문, 외부 키오스크 등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노란 간판' 3사 매장만 올해 7300개를 훌쩍 넘어섰다. 창업과 폐업이 잦은 식음료업계지만 당분간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열풍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가커피 브랜드 3사(다방·메가커피·컴포즈커피)가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메가커피는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아시아파마 본가 1층에 100㎡ 규모로 메가커피 몽골 1호점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메가커피
국내 저가커피의 승부수는 가격과 양이다. 업계에서는 저가커피의 브랜드 성장을 위해서라도 해외진출이 필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라는 진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매장은 파트너 발굴, 계약, 출점까지 매장 1개당 통상 1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상황과 파트너의 역량에 따라 1년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 국내 출점에 비해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크다 보니 지속 성장 가능성도 고민해야 한다.


빽다방, 급성장하는 필리핀의 RTD 커피시장으로 가다


빽다방은 2016년 싱가포르 진출을 시작으로 저가커피의 해외 진출을 선도했다. 현재는 필리핀에 8개, 싱가포르에 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필리핀 빽다방의 주력메뉴는 '원조커피'다. 커피, 설탕, 크림이 함유된 인스턴트 커피는 2016년까지 필리핀 커피 시장 매출의 99%를 담당해왔다.

2022년 필리핀의 음료 시장 총 매출액은 5억달러(한화 약 7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탄산음료 위주였던 필리핀 음료시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편의성이 좋은 RTD(Ready To Drink)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2021년 기준 필리핀 RTD커피 매출은 39억2800만페소(약 932억원)이다.

빽다방은 커피뿐만 아니라 과일음료에도 힘쓰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필리핀의 과일음료 시장은 매년 평균 7.6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빽다방은 과일을 사용한 음료와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현지화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몽탄신도시' 울란바토르로 나간 메가커피


메가커피는 현지 업체에 운영을 맡기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몽골 매장을 운영한다. /사진=메가커피
메가커피는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에 1호점을 출점했다. 몽골 현지 파트너가 울란바토르를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디지털 마케팅을 펼쳐왔고 오픈 당일에는 몽골 유명 걸그룹이 축하공연을 하는 등 현지에서 이슈화하는 작업을 거쳐 출점했다.

몽골 통계청에 따르면 몽골은 2022년 기준 35세 미만 청년층 인구가 약 61%로 젊은 층 인구 비중이 높다. 급격한 도시화로 수도 울란바토르에 전체 인구의 49%가 밀집하면서 한국형 유통 시스템이 정착하기 좋은 환경을 가졌다.

울란바토르는 현재 진출해 있는 한국 브랜드들이 많아 '몽탄 신도시'라 불리기도 한다. 한국 프랜차이즈인 이마트, 롯데리아, 뚜레쥬르, CU, GS25 등이 성공적으로 몽골 시장에 진출했다. 젊은 층이 많아 K-컬처나 K-푸드에 대한 호감도 역시 높다.

메가커피는 현지 파트너에게 마스터 프랜차이즈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몽골에 진출했다. 커피음료 외에도 '유니콘 프라페' '죠리퐁 라떼' 등 해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색적인 프라페나 에이드 메뉴들을 현지화해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더 철저한 현지화와 브랜딩 필요


커피문화가 발달한 미주나 유럽은 '가성비'를 강조하는 저가커피 콘셉트가 현지 커피문화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을 공략하려면 충분한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진출에 대해 한 프랜차이즈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 해외 출점에만 몰두하다가 쓴맛을 본 한국 프랜차이즈들이 많다"면서 "단순히 출점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빽다방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모델로 해외 진출 확대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현지 기업을 통해 브랜드 가맹사업 운영권을 일정 기간 판매하는 계약이다.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 진출국의 시장동향, 법률분쟁, 상권 분석 등 국내 사업자가 파악하기 힘든 절차들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빽다방 측은 "성공적인 해외 진출과 가성비 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의 커피 사업 노하우를 보유한 외식기업과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커피는 "몽골 진출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필요에 따라 직접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국가와 파트너에 따라 가장 적합한 계약조건으로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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