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 159㎞·왼팔 153㎞…양손투수 나타났다
사인자, 시애틀 유니폼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은 15일(한국시간) 열린 신인 드래프트 첫날 1라운드 전체 15순번으로 주란젤로 사인자(21)을 지명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퀴라소 출신 우완 투수다. 키 1m80에 몸무게 90㎏, 투수치고 키는 작은 편이지만 최고 구속 160㎞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던진다. 여기까지만 해도 특이한 것 없는 평범한 투수 유망주.
그러나 사인자는 올해 드래프티들 가운데 가장 특별한 투수다. 전례 드문 양손 투수이기 때문이다. 오른팔로 159㎞를 던지고, 왼팔로는 153㎞를 던진다. 변화구도 양쪽 모두 무리 없이 던진다.
오른팔 구속이 더 빠르지만 타고 나기는 왼손잡이였다. 사인자가 오른팔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 건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이다. 6살 무렵 그는 현역 시절 아버지처럼 포수를 보고 싶었다. 아버지는 ‘왼손잡이 포수’는 없다며, 투수를 노리라고 조언했다. 타자를 하고 싶다면 1루나 외야를 봐야 할 거라고 했다. 그 말에 오기가 생겨 오른팔로 던지는 연습을 시작했다. 금방 익숙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왼팔보다도 더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사인자는 MLB닷컴 인터뷰에서 “오른팔로 던지는 게 금방 자연스러워졌다.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장 바깥에서도 사인자는 양손을 모두 능숙하게 사용한다. 물건은 주로 왼손으로 집어 들고, 글씨는 오른손으로 쓴다. 식사는 양손 모두로 가능하다. 때로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양손으로 동시에 사인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아쉽게도 그것까지는 무리다.
대학 시절 사인자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종종 오른팔로 던졌다. 오른팔 구위가 좀 더 강했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사인자를 빅리그에서 양손 투수로 육성할 계획을 놓지 않았다. 본인 또한 “양손 모두 쓰는 MLB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루는 오른팔로 공 100개를 던지고, 그다음 날은 왼팔로 다시 100개를 던질 수도 있지 않을까. 사인자도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불가능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팔 뿐 아니라 코어와 하체 등 모든 신체 부위를 동원해야 공을 던질 수 있다. 다만 양손 모두 던질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활용 폭이 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른팔로 선발 피칭을 했다가, 다음 선발 등판 전에 왼손 구원투수로 나서는 것 또한 아예 불가능은 아닐 수 있다.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사인자 본인도 아직 모른다.
‘사인자도 양손 투수를 위한 여섯 손가락 글러브를 쓴다. MLB닷컴은 사인자가 색깔별로 네 가지 양손 투수 글러브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상대 타자에 따라 바로바로 바꿔 낄 수 있는 글러브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전문] 홍석천 송재림 애도 “형 노릇 못해 미안해”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홍현희, ♥제이쓴과 결혼하길 잘했네 “인생 완전 달라져” (백반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