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입차 유일 여성 CEO’ 스텔란티스 방실… “딜러 성공이 브랜드 성장”
“딜러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접점입니다. 딜러가 성공해야 브랜드도 성장할 수 있죠. 딜러의 수익성 확보와 영업력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수입차 업계의 유일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 대표는 스텔란티스 코리아 출범 이후 첫 한국인 CEO이기도 하다.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4위인 스텔란티스는 지프, 크라이슬러, 푸조, 마세라티 등 18개의 자동차 브랜드를 갖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고금리와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판매량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수입차 시장을 잘 아는 방 대표를 CEO로 선택했다.
방 대표는 취임 후 딜러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판매량 감소→딜러의 수익성 악화→투자 감소→영업사원 이탈→서비스 약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었다. 지프의 국내 판매량은 2021년 1만449대를 기록했으나 작년엔 5000대 밑으로 떨어졌다. 푸조도 2020년 2611대에서 지난해 2026대로 성장이 멈춰있다.
방 대표는 “과거 폭스바겐과 르노에서 세일즈를 경험하면서 딜러 파트너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며 “처음 딜러들을 만났을 때 불만이 컸고 브랜드의 위기라는 것을 느꼈다. 판매량을 늘리고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딜러와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취임과 함께 ‘100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지프는 ‘랭글러’, 푸조는 ‘408′이라는 스타 모델을 선정했다. 지프는 404대 이상, 푸조는 214대라는 판매 목표도 설정했다.
방 대표는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그간 중단했던 광고도 재개했다. 골프 채널, 야구 중계 광고를 비롯해 옥외광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라디오, 주유소 광고 등에 참여했다. 푸조의 TV 광고는 처음이었다. 또 딜러들이 채용과 서비스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판매량을 할당하는 홀세일(도매) 제도를 폐지했다. 국내 수입차 업체로는 유일하다.
방 대표는 “올해 1~2월 랭글러의 판매대수는 60여대에 그쳤지만,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3월에는 93대로 올라왔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121대씩 판매했다”며 “1~5월 누적 판매대수는 470대로 전년 동기(357대) 대비 31.6% 늘었다. 현재 일부 인기 트림과 컬러(색상)는 재고가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방 대표는 소비자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강화를 위해 가격 안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잦은 판매가 변동과 들쑥날쑥한 할인 행사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가 고민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딜러의 출혈 경쟁을 막고 중고차 가격을 방어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이자할부 상품과 연 1~4% 금리의 할부 금융 상품을 내놨다.
지프와 푸조 모든 차종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스텔란티스 브랜드 하우스’ 통합 전시장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일 강원도 원주와 광주광역시에 브랜드 하우스가 문을 열었고 2026년까지 전국 총 9개 전시장과 10개 서비스센터를 브랜드 하우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방 대표는 “올해는 판매량 확대보다 고객 접점을 늘리고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지프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인 ‘어벤저(Avenger)’를 선보일 예정이다. 푸조는 ‘308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지프 글래디에이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와 전기차, 푸조 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방 대표는 “올해 신차가 없어서 주춤했던 경향이 있었는데 어벤저와 향후 출시할 신차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며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딜러, 브랜드, 서비스 품질 혁신 작업과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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