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빅데이터, 정부의 '어설픈' 판단은 오히려 방해다[혁신의창]
(서울=뉴스1)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변호사) = 최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디지털 광고와 같은 IT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많은 IT기업들이 IT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기업의 AI, 디지털 광고, 클라우드 등 IT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왜 취약할까?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우리나라 IT기업이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데이터 부족이다.
이미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이용자의 데이터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에 비해 우리나라는 경직된 개인정보보호 규제, 타다금지법이 상징하는 혁신서비스에 대한 시장 진입의 어려움으로 새로운 데이터의 창출과 유통을 담당할 혁신기업이 태부족인 현실이다.
기업은 데이터의 창출자인 동시에 데이터의 수요자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시장은 혁신적인 플랫폼기업의 약진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AI시대 디지털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엔진 서비스를 통해 전세계 수많은 웹사이트의 정보를 매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방대한 인터넷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다. 검색엔진을 가진 두 기업이 제미나이와 챗GPT라는 생성형 AI를 갖게 된 것은 그들이 매년 수조원을 들여 수집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덕분이다.
미국은 이런 데이터가 인공지능 패권에 결정적임을 잘 알고 AI기업과 저작권 기업간 분쟁에 연방저작권법을 동원해 개입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연방저작권법으로 수사할 수 있음에도 첨단기업간 분쟁은 민사소송으로 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래서 2023년 12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오픈에이아이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대상으로 뉴욕타임스가 출판한 콘텐츠를 챗GPT 학습에 무단으로 사용하였으며, 이는 저작권법 위반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하여야 했다. 민사소송은 오래 진행될 것이며, 그사이에 혁신 AI기업은 시장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실험할 시간과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빅테크 플랫폼과 AI경쟁에서 밀린 유럽연합(EU)은 2024년 3월에 통과시킨 AI법을 통해 미국 AI기업을 견제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2018년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저작물의 인공지능 학습을 허용함으로써 AI산업에서 패권을 확보하려는 입장을 취하면서, 일본 정부는 라인의 모회사인 한국의 네이버가 일본인의 방대한 라인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네이버로 하여금 라인의 지분매각을 강요하고 있다. 정보보호와 개인정보를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자국 IT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인 것이다.
유럽연합과 일본 모두 데이터 확보와 그 자유로운 학습을 통한 강력한 AI의 육성이 초국가적 패권경쟁의 핵심임을 잘 알고 있는 행보들인 것이다. 다만, 우리는 EU처럼 강력한 데이터 규제로 인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사례를 따라가서는 안될 것이다.
◇데이터의 가치는 수요기업에 따라 달라
우리는 AI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매년 수 조 원의 진흥 예산을 쏟아부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학습데이터 구축사업에 매년 조 단위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토종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들에 밀리는 와중에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AI산업은 네이버 혼자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 확보하는 주행데이터는 희귀한 희토류와도 같이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의 고도화와 자율주행AI를 만드는데 긴요한 데이터임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현재 증권선물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로부터 수집한 주행데이터의 가치가 실질적인 가치로 회계처리 되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상품의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기에 정부가 상품의 가격에 섣불리 개입하는 것은 금기로 여기고 있다. AI시대에 정부가 데이터의 시장가치에 섣불리 개입한다면 시장의 왜곡이 발생하고 그 결과 토종기업의 데이터 가치는 저평가되어 글로벌 기업에게 유리하게 될 수 있다.
이는 한 기업의 회계처리의 적정성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수요기업의 입장에 따라 데이터의 시장가치는 천차만별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확보하는 주행데이터의 가격은 이를 매우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는 높은 가격도 불사할 소중한 데이터일 것이다.
2024년 6월 10일 미국 백악관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IT서비스의 경쟁력 우위로 미국 디지털 서비스 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미국 경제가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선도적인 AI기업을 많이 배출한 미국은 압도적인 경제 성적표를 받고 있다. 반면 IT서비스에 뒤쳐진 국가는 경제 성적표가 좋지 않다. 일본은 2023년 5조 4000억 엔의 디지털 서비스 적자를 기록하였으며, 그 결과 일본 언론은 미국의 디지털 소작농이라면서 낙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계 미비로 국내 기업이 해외 IT 기업에게 지출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데이터규제 및 혁신산업을 허용하지 않는 규제시스템이라 경제성장율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섣불리 정부가 데이터의 가치평가에 개입하는 것은 AI패권 시대에 우리 경제의 발전을 방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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