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은 어디서나 통해…英 진출 벽 높지 않다"

장병호 2024. 7. 16.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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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영국에서 공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뮤지컬 '마리 퀴리'로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공연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46) 대표가 최근 열린 'K뮤지컬국제마켓' 해외 진출 사례 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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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는 K뮤지컬]②
'마리 퀴리' 제작자 강병원 대표
벽 같았던 영국, 직접 가보니 생각 달라져
제작비 부담 적고 상업성 얽매이지 않아
2026년엔 폴란드 공연…"해외 진출 이어갈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생각보다 영국에서 공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뮤지컬 ‘마리 퀴리’로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공연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46) 대표가 최근 열린 ‘K뮤지컬국제마켓’ 해외 진출 사례 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직접 겪어보니 공연을 만드는 것은 어디나 다 똑같더라”라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 투자를 받고 좋은 배우, 스태프와 함께 좋은 공연을 만들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뮤지컬 ‘마리 퀴리’가 공연 중인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장 채링 크로스 시어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강병원 라이브 대표. (사진=라이브)
‘마리 퀴리’의 웨스트엔드 진출 과정을 더 자세히 듣기 위해 강 대표를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라이브 사무실에서 만났다. 강 대표는 “영국은 지리적으로 멀고 시차도 있어서 큰 벽처럼 느껴졌지만, 직접 가보니 예산 부담도 생각만큼 크지 않아서 충분히 공연을 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K뮤지컬의 영국 진출은 생각보다 어려운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2회 수상한 과학자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그린 천세은 작가, 최종윤 작곡가의 창작뮤지컬이다. 라이브의 창작뮤지컬 육성 프로그램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를 통해 2017년 작품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 정식 초연한 ‘마리 퀴리’는 이듬해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비롯한 5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마리 퀴리’의 웨스트엔드 진출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2022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K뮤지컬 로드쇼 인 런던’을 통해 영국 현지에서 45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이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중장기 지원을 받아 전막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영국 공연 제작 대행을 맡은 아리아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현지 관계자들이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정식 공연으로 제작, 지난달 8일부터 영국 런던 채링 크로스 시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채링 크로스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리 퀴리’의 한 장면. (사진=라이브)
강 대표는 이번 ‘마리 퀴리’ 웨스트엔드 공연의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강 대표는 “영국은 미국 브로드웨이보다 공연 제작 예산이 적은 편이고, 상업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공연을 제작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영국 공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리 퀴리’는 오는 28일까지 영국 공연을 이어간다. 강 대표는 폐막 전까지 현지 프로듀서를 찾거나, 영국 지역 투어 등이 성사되길 바라고 있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도 한국 뮤지컬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다른 제작사들도 영국에서 열리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거치거나 지역 투어 등을 진행해 작품을 검증받는다면 영국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라이브는 국내 뮤지컬 제작사 중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 중 하나다. 2013년부터 뮤지컬 ‘총각네 야채 가게’, ‘마이 버킷 리스트’ 등을 일본과 중국에 수출하며 아시아 진출에 앞장서 왔다. ‘마리 퀴리’ 또한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다. 2026년에는 마리 퀴리의 고향인 폴란드의 포즈난 뮤지컬 극장에서 라이선스로 공연할 예정이다.

9월에는 ‘펜레터’의 첫 일본 라이선스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강 대표는 “K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뮤지컬에 대한 해외 관계자의 관심도 확실히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뮤지컬을 통한 해외 진출 시장을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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