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반전’ 황희찬, 마르세유와 개인 합의 완료...“합류 원해” 울브스에 이적 요청
충격적인 반전이다. ‘K-황소’ 황희찬(28)이 프랑스 명문 구단 마르세유와 개인 합의를 완료했다. 울버햄튼에 이미 이적 요청까지 전했다는 소식이다.
황희찬이 프랑스 명문 구단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이적을 원한다는 보도가 프랑스와 영국에서 동시에 나왔다. 프랑스 언론 풋 메르카토는 15일(한국시간)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을 위해 울버햄튼과 협상 중”이라며 “황희찬은 이미 마르세유에 입단하고 싶다는 뜻을 울브스 구단 수뇌부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황희찬의 마르세유 이적설이 불거진 이후 울버햄튼이 즉각적으로 제안을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연스럽게 황희찬의 프랑스 마르세유 이적설이 잠잠해지는 듯 보였는데, 사전 단계인 개인합의까지 이미 이렀다는 반전 소식이 나온 것이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울버햄튼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 나서 12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썼다. 리그에서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FA컵 1경기에 출전했고,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1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31경기 13골 3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튼 최다 득점자로 시즌을 마쳤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은 황희찬이 확실한 울버햄튼의 에이스이자 리그에서도 돋보이는 득점 자원으로 평가 받았던 한해였다.
그렇기에 울버햄튼도 일찌감치 지난해 연말 황희찬과의 계약을 2028년까지로 연장하며 에이스 지키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몰마켓인 울버햄튼의 특성상 리그 중위권 이상의 도약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결국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구단이며 빅클럽인 마르세유 이적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영국 언론도 곧바로 추가 소식을 내놓았다. 영국 언론 ‘더 선’은 15일 “황희찬이 프랑스 마르세유 입단에 원칙적으로 합의를 마쳤다”면서 “울버햄튼은 마르세유의 2000만 파운드(약 360억 원) 수준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이적료로 3000만 파운드(약 540억 원) 내외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보도를 통해 마르세유가 2100만 유로(314억 원) 수준의 이적 제안을 했고, 울버햄튼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마르세유가 해당 제안에서 금액을 더 올려 추가제안을 했고, 울버햄튼은 더 상향된 조건을 원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특히 더 선은 지난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이끌며 유럽이 주목하는 천재 명장으로 떠오른 로베르토 데 제르비 신임 마르세유 감독이 황희찬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체는 “울버햄튼과 마르세유 사이에서 이적과 관련한 대화들이 계속해서 오가고 있다. 마르세유는 빠른 시일내에 계약을 마무리 하길 원하고 있다”면서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계약을 맺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게리 오닐 감독과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총 31경기에 출전해서 13골 3도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의 이적설은 지난 5일 프랑스에서 먼저 불거졌다. 앞서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5일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은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보드진이 작성하고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승인한 공격수 영입 리스트에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체는 “보드진과 감독 모두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였다. 황희찬은 지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넣었다. 그는 마르세유가 공격진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플랜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먼저 나온 마르세유의 이적설 소식에 영국 현지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울버햄튼 연고지의 지역 언론 ‘몰리뉴 뉴스’는 5일 “재능 있는 황희찬이 1690만 파운드(약 299억 원)로 새로운 공격수를 찾고 있는 팀(마르세유)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라고 전하며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헐값으로 떠나보내는 건 터무니 없는 바보같은 짓”이라며 이적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했다.
버밍엄 지역 언론 ‘버밍엄 월드’ 또한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완전 영입을 위해 RB라이프치히에 1400만 파운드(약 250억 원)를 지불했다”면서 “황희찬을 매각하게 되더라도 이익은 700만 파운드(약 125억 원)에 불과할 것”이라며 황희찬을 헐값에 매각해선 안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적료 규모가 점점 커지고, 황희찬도 이적 결심을 먹게 되면서 점점 이적을 막기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울버햄튼이 이제 황희찬에게 좁게 느껴졌던 지난 시즌이기도 했다. 실제 황희찬은 아시안컵 차출 이전까지 폭발적인 득점 행진을 통해 한때 리그 득점 순위 TOP4 까지 뛰어오르며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맨체스터시티를 이끄는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더 코리안 가이’ 에피소드도 황희찬이 지난 시즌 얻은 유명세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공식 인터뷰서 펩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코리안 가이’라고 칭한 이후, 일격을 당하고 경기 종료 후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 많은 화제가 됐다. ‘코리안 가이’라는 이 해프닝이 별명처럼 굳어져 영국 현지와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희찬은 이후 올해 5월 5일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서도 1-5로 팀이 다시 득점을 터뜨려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시즌 홈과 원정에서 두 차례 모두 맨시티를 상대로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강팀을 상대로 강한 ‘거함 킬러’의 이미지도 굳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튼에서의 한계는 뚜렷하다. 프리미어리그는 전세계 최고의 리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고, 상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과거의 ‘BIG 4’를 넘어 이제는 ‘BIG 6’에 들어 유럽대항전에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 각국의 자본이 프리미어리그 각팀에 몰리면서 리그 하위권 팀들도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반대로 마르세유의 환경은 황희찬에게 여러모로 구미가 당길만 하다. 우선 마르세유 보드진과 감독이 모두 황희찬 영입에 진심이다. 풋 메르카토는 앞서 6일 “황희찬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이미 검증했던 프로필의 선수”라며 “추가로 과거부터 그를 주목해왔던 파블로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에게도 관심 높은 선수다. 그의 시장 가치는 2,500만 유로에 이른다”고 전했다.
영입 권한을 갖고 있는 구단 최고층인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은 황희찬이 오스트리아 리그 RB잘츠부르크에서 뛰고 있을 당시부터 ‘K-황소’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황희찬은 같은 레드불 계열의 독일 RB라이프치히를 거쳐 지난 2021년 여름 울버햄프튼으로 임대이적하면서 새로운 커리어를 열었다. 당시 황희찬을 주목한 바 있었던 롱고리아 회장의 입장에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현재 시점에서 더욱 강한 이적 확신을 받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마르세유의 새로운 전권을 쥐게 된 천재 감독도 황희찬을 강하게 원한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신임 마르세유 감독은 유럽이 주목한 천재 전략가다. 이탈리아 태생의 1979년생의 젊은 감독인 데 제르비는 2021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최강팀인 FC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이끌고 자국과 유럽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최종 순위 뿐만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 PL정상급 팀들과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펼치며 역대급 시즌을 만들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키웠다. 또한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통해 흥미롭고 재미있는 축구를 구사하는 동시에, 탄탄한 조직력과 수준 높은 역습 전개를 펼치는 팀으로 변모했다.
기존 브라이튼의 축구적인 색채가 포터 감독 이후 다채로워졌다고는 하지만 그것과도 색깔이 달랐다.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단숨에 프리미어리그 복수의 팀 사령탑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2023-24시즌 브라이튼이 최종 11위에 머물렀지만, 구단의 부족한 지원이나 부상 선수들의 발생 등으로 불가항력적인 면이 컸다. 그리고 보드진과 데 제르비 감독의 불화설도 돌면서 유럽 복수의 구단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각국의 메가클럽들이 바로 그 면면이었다. 그리고 데 제르비 감독은 예상을 깨고 마르세유로 부임했다.
그만큼 다음 시즌 부활을 노리는 마르세유의 야망이 컸던 셈이다. 최근 PSG에 밀려 계속 우승 트로피를 놓친 것은 물론 2023-24시즌 8위에 그치는 등 체면을 구긴 마르세유가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데 제르비 감독의 쇄신을 위한 첫 번째 카드로 황희찬이 낙점을 받았다.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시절 황희찬의 기량에 대해 확인한 바 있다. 황희찬은 브라이튼을 상대로 득점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 제르비 감독의 입장에선 그 누구보다 황희찬이 가진 기량과 존재감을 알고 있을 터다. 브라이튼 지휘봉을 잡고 있던 당시 울버햄튼을 상대할 때 황희찬이 득점을 기록한 적도 있다.
이미 마르세유는 브레스트에서 수비수 릴리앙 브라시에를 영입하며 5년 계약을 맺었다. 이적료는 1,100만 유로(약 162억 원)이며 바이아웃과 셀온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계약이다. 이로써 후방의 보강에 성공한 마르세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돌고 있는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도 잔류시키는 것은 물론, 황희찬과 메이슨 그린우드 영입으로 새로운 공격 편대를 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마르세유는 이미 그린우드의 이적을 위해 맨유와 구단간의 합의도 마쳤다.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는 3160만 유로(약 473억원)가 될 전망이다. 향후 이적료의 상당 부분을 공유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그린우드와 마르세유간의 개인 합의 완료 소식이 나오진 않고 있다.
한때 잉글랜드와 맨유의 미래로 불렸던 그린우드는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면서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헤타페로 임대 이적하면서 라리가 32경기에 출전해 8골 6도움, 컵대회 포함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그린우드가 연계와 마무리 능력까지 모두 갖춘 유형의 선수란 점에서 황희찬과 함께 새로운 공격 편대를 결성하길 원하는 마르세유의 모습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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