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대반전' 황희찬 EPL 떠나겠다...프랑스 명문 마르세유와 개인 합의 완료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충격적인 소식이다. 황희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나서 프랑스 리그1로 합류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이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울버햄튼과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황희찬이 에이전트를 통해 마르세유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마르세유는 아마도 여름 이적시장 초반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프랑스 클럽일 것이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데려온 이후, 마르세유는 선수단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할 선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제 공격 부문이다'며 여러 선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황희찬 영입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풋 메르카토는 '일리만 은디아예를 에버턴에 매각하고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향후 상황에 따라사 마르세유는 공격 부문의 여러 선수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마르세유가 황희찬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황희찬은 EPL에서 29경기에서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시즌을 보냈다. 파블로 롱고리아 마르세유 회장과 그의 부하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며 구체적인 이적설을 전했다.
마르세유가 황희찬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4일이었다. 프랑스 유력 매체 중 하나인 레퀴프는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인 황희찬은 마르세유 경영진이 인정하고, 데 제르비 감독이 검증한 공격수 목록에 올라있다. 영입에 만장일치로 합의된 선수다. 울버햄튼에서 지난 시즌 리그 12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마르세유가 공격에서 역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다'며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처음으로 알렸다.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에 나서는 자세는 정말로 진심이었다. 레퀴프에 따르면 마르세유 수뇌부는 2020년부터 황희찬을 지켜봤다고 한다. 당시에 구단과 선수의 접촉도 있었다.
레퀴프는 '롱고리아 회장은 이미 2020년에 황희찬에게 접근한 적이 있다. 데 제르비 감독도 황희찬의 강렬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브라이턴에서의 맞대결을 통해 그를 검증했다'며 구단과 감독 모두 황희찬을 높이 평가해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르세유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마르세유는 황희찬 영입 성공여부를 떠나서 일단 문을 두드려볼 계획이었다. 레퀴프는 '마르세유 수뇌부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현재 클럽에 가지고 있지 않은 이러한 유형의 프로필을 영입하기 위해 더 유리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르세유는 황희찬 영입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며 마르세유의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마르세유의 황희찬 관심 보도가 나온 후에 마르세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사생활 논란으로 방출 명단에 오른 메이슨 그린우드 영입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에 황희찬 영입설은 단순한 루머도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마르세유는 정말로 황희찬을 영입하고 싶어했다. 자세도 진심이었다. 마르세유가 건넨 첫 번째 제안은 2,500만 유로(약 377억 원)였다. 마르세유는 부자 구단이 아니다.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가 3,200만 유로(약 483억 원)에 불과하다. 2,500만 유로는 구단 역대 이적료 3위에 오를 수 있는, 마르세유 입장에서는 상당한 거액이었다.
마르세유가 황희찬에게 진심인 것처럼 울버햄튼도 마찬가지였다. 마르세유의 제안을 1초도 고민하지 않았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지난 12일 '울버햄튼은 황희찬에 대한 마르세유의 제안을 거절했다. 울버햄튼은 이번 여름에 황희찬을 판매불가능한 자원으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익스프레스 앤 스타에 근무하며 울버햄튼 소식에 정통한 리암 킨 기자 역시 "울버햄튼은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을 위해서 보낸 제안을 거절했다. 2,500만 유로 상당의 제안이었지만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팔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탐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울버햄튼은 선수를 잔류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지키려는 완강한 태도를 보여주면서 황희찬의 마르세유 이적설은 이대로 끝이 날 것처럼 예상됐다.
여기서 대반전이 생겼다. 황희찬이 마르세유 이적을 원한다는 내용과 함께 이미 마르세유와 개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터졌다. 풋 메르카토는 '마르세유는 2,000만 유로(약 302억 원)를 제안해 황희찬 영입을 위해 움직였다. 울버햄튼은 거절했지만 두 구단의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며 영국 매체와는 다소 다른 소식을 먼저 전했다.
더불어 'RB 라이프치히, 레드불 잘츠부르크, 함부르크에서 여러 시즌을 뛰었던 황희찬이 마르세유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경영진에게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마르세유와의 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리그 1에서 뛰고 싶어하며 이는 마르세유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며 황희찬과 마르세유가 개인 조건에서는 합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이 EPL을 떠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지난 시즌 EPL 이적 후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황희찬이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에게 곧바로 재계약 제안을 내밀었다. 울버햄튼은 장기 계약과 함께 구단 최고 수준의 대우를 황희찬에게 건넸다. 황희찬도 흔쾌히 수락하면서 울버햄튼에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이어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황희찬이 새로운 도전과 유럽대항전 진출 가능성에 끌렸을 수도 있다. 최근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에는 잘 살아남았지만 언제 강등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에 비해 마르세유는 이적 후 당장은 리그에 집중해야겠지만 언제든지 유럽대항전에 나갈 수 있는 팀이다. 2015~2016시즌 리그 13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거둔 후에 5위 밖으로 밀려난 게 2023~2024시즌이 처음이었다. 그동안은 계속해서 유럽대항전에 나갔다.
리그 수준만 본다면 당연히 EPL이 리그1보다는 높지만 마르세유에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넓은 게 사실이다. 황희찬이 1996년생으로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렇게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울버햄튼의 입장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익스프레스 앤 스타의 킨 기자는 15일에도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이번 여름에 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초기 2,500만 유로 제안이 거부된 후 마르세유의 두 번째 제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황희찬이 마르세유에 가고 싶고, 마르세유가 황희찬을 원해도 울버햄튼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이적은 일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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