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오현규’ 자다가도 웃는 수원
추가 이적료 수익 10억 이상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복덩이’ 오현규(23)의 벨기에 헹크행으로 웃고 있다. 스코틀랜드 적응에 실패한 오현규가 새 무대로 옮기면서 예상치 못한 수익이 발생했다.
벨기에 명문 헹크는 지난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셀틱에서 오현규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4년이다. 오현규는 “헹크는 젊은 선수를 성장시킨 경험이 많은 팀”이라며 “빨리 내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헹크는 오현규의 가치를 높게 인정해 이적료 450만 파운드(약 80억원)를 베팅했다. 1년 전 셀틱이 오현규를 수원에서 데려오면서 지급한 이적료 300만 유로(약 45억원)와 비교하면 몸값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오현규의 가치가 오르면서 옛 소속팀인 수원 삼성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수원이 오현규를 셀틱으로 보낼 당시 계약서에 ‘셀온’(Sell-On·재이적시 발생할 일정료의 일정 부분) 조항을 포함해 추가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K리그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수원이 예상만큼 높은 비율을 보장받지는 못했다”면서도 “이적료의 10%만 받아도 웬만한 주전급 선수 한 명을 영입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수원이 오현규의 헹크행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또 있다. 선수가 계약 만료 전 국제 이적해 이적료를 발생할 때 지급하는 연대기여금이다. 헹크는 이 규정에 따라 만 12세부터 23세까지 오현규가 소속됐던 각 팀들에게 전체 이적료의 일정 비율(만 12세~15세 0.25%씩·만 16~23세 0.5%씩)을 지급해야 한다. 오현규는 수원 프로산하 유스팀인 매탄중(0.75%→6000만원)과 매탄고(1.5%→1억 2000만원)를 거쳤기 때문에 최대 2억 6000만원 가량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오현규가 새롭게 터를 잡은 헹크는 대표적인 셀링 클럽(선수를 파는 구단)인 만큼 향후 재이적시 또 한 번의 연대기여금도 기대할 수 있다.
수원 관계자는 “팬들의 기대만큼 큰 금액은 아니지만 구단 운영에는 보탬이 될 것”이라면서 “원래 오현규의 해외 진출은 선수의 앞길을 열어준다는 의미가 있었다. 오현규가 헹크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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